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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이탈리아 13박15일 여행(9/20~10/4) 후기 및 비용 총정리, #5. 냉정과 열정의 피렌체 티본스테이크

by Jped 2023.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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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찍은 피렌체 스냅! 고생후 맛본 티본스테이크 

이탈리아 여행의 중요한 목적 중에 하나는 피렌체 스냅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인스타그램 후기와 사진을 비교해보고 @luce_snap으로 결정하였고 9/24(일) 오전 촬영을 예약하였는데 당일에 마라톤 일정이 잡혀 6AM부터 일찍 촬영을 시작했다. 비가 오면 어쩌지 일요일이라 사람이 많으면 어쩌지 걱정을 많이 하였는데, 다행히 맑은 날씨에 아침이라 붐비는 사람도 없었고 새벽 사진이 마치 야경 사진처럼 예쁘게 잘 나와 무척 만족했다. 작가님도 워낙 즐겁게 잘 해주셔서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새벽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shot
두오모 광장에서 shot
베키오다리를 배경으로 shot

 

촬영이 조금 지치고 카페인이 댕길 무렵, 카페 질리(Caffe Gilli)라는 곳에 들렀다. 이곳은 메디치가문의 후손인 질리 가족이 1773년 문을 연 곳으로 피렌체에서 가장 대표적인 카페이다.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있어 반가웠고 카푸치노와 크로와상을 시켰다. 바에서 서서 간단히 먹고 촬영 후 나왔으며 테이블에서 먹으면 바에서 먹는 것보다 2~4배 비싸다고 한다. 촬영을 마치니 오전 11시가 다 되었고 새벽부터 찍어서 그런지 여유있게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카페 질리 내부
주문한 아이스아메리카노, 카푸치노, 크로와상

 

거창하게 준비한 촬영은 아니지만 나름 준비한 노력의 대가로 티본스테이크를 먹기로 하였다. 티본스테이크는 피렌체 토스카나 지역의 전통 요리로 그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좋아 이탈리아를 가면 꼭 먹어보아야 하는 음식이다. Trattoria la gratella라는 식당을 한국에서 미리 예약하였고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가게로 들어갔다. 티본스테이크는 기대 이상으로 bulky하고 육즙이 풍부하였고 Medium으로 시켰으나 Rare같았다. 최소 1.5kg부터 주문이 가능하며 티본스테이크 단독으로는 60유로 정도 가격이다. 정말 소고기를 배터지게 먹은 날이다. 

 

Trattoria la gratella
함께 시킨 라구파스타, 그리고 티본스테이크

 

투어라이브와 함께한 우피치 미술관

식사를 끝내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4PM 우피치 미술관 관람을 앞두고 있어 뇌를 맑게하고 컨디션을 회복해야 했다. 우피치 미술관 관람권은 한국에서 1인당 4만3천원에 예약하였다. 입장에 앞서 시뇨리아 광장에서 포카치아를 간단히 먹고 예약권을 티켓으로 교환하였다. 따로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없기에 어플로 투어라이브를 설치하여 2만5천원에 구매하였다. 컨텐츠를 다운받아 오프라인에서도 들을 수 있으니 비행기 안에서 남는 시간에 미리 공부해가면 좋을 듯하다.

 

우피치 관람전 포카치아
우피치 박물관 티켓
투어라이브 어플

 

우피치 미술관은 메디치 가문의 방대한 수집품을 소장한 곳으로 조토,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칼렌젤로, 라파엘로 등 내로라하는 르네상스시대 작가들의 작품들이 모여있다. 다비드상을 직접 볼 수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과 우피치 미술관 중 어디를 갈지 고민했는데 비너스의 탄생을 꼭 보고 싶어 우피치 미술관을 선택했다. 과거 루브르 박물관 투어 때에도 느꼈지만 유럽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박물관에서 오디오가이드를 들으며 관람하는 것은 매우 행복한 일이다. 

 

복도에서 한컷
수태고지 (시모네 마르티니)
비너스의 탄생 (보티첼리)
찬가의 성모 (보티첼리)
바쿠스 (카라바조)
메두사의 머리 (카라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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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키오다리 일몰과 함께 마무리한 하루 

우피치 미술관은 6:30PM 문을 닫기에 아쉽지만 관람을 마치고 나와야 했다. 오늘은 베키오다리에서 일몰을 보기로 하였다. 시뇨리아 광장 근처의 토르나부오니 거리는 피렌체의 대표적인 명품 거리인데 구찌와 페라가모 본점이 있다. 구찌 본점을 들어가 구경했는데, 한국에서보다 훨씬 알록달록하고 개성있는 다양한 제품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구찌 본점
해가 지는 베키오다리
이크누사 맥주 한모금

 

전날에는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페로니 맥주를 마시며 일몰을 봤으니, 오늘은 베키오 다리에서 이크누사 맥주를 마시며 일몰을 보기로 하였다. 워낙 와인이 유명한 나라이기에 식당에서는 하우스와인 위주로 마셨고, 야외에서 경치를 보기에는 맥주가 안성맞춤이었다. 점심에 티본스테이크를 너무 많이 먹어 오후에는 포카치아로 끼니를 해결하기로 하였다. 메뉴판에 아메리카노가 있기에 시켜봤는데 칵테일의 한종류였다. 만약 우리가 알고있는 아메리카노를 시키려면 반드시 카페 아메리카노를 시켜야 한다.

 

저녁 식사로 포카치아, 아메리카노 칵테일 ㅠ

 

피사의 사탑을 보러 피사를 다녀오다

피렌체의 셋째날, 우리는 피사의 사탑을 보러 피사로 가기로 하였다. 피사는 피렌체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우리는 한국에서 트랜이탈리아(Trenitalia) 어플로 예약을 해두었고 1인당 왕복 18.6유로 가격이다. 8:30AM 산타마리아노벨라역에서 기차를 탔고 9:30AM 피사중앙역에 도착을 하였다. 피사 중앙역에서 피사의 사탑까지는 거리가 좀 있어서 버스를 타고 가야하나 고민도 했는데, 걸어서 30분 정도 걸렸고 산책도 하고 도시 구경도 할겸 컨디션이 괜찮다면 걷는 것을 추천한다. 

 

피렌체에서 피사
피사 중앙역 (Pisa Centrale)
아르노강, 피렌체에 비해 한적한 풍경이다

 

본격적인 피사의 사탑 구경을 하기전 어디서 아침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였다. 블로그나 구글링을 찾아보아도 특별히 소개되는 맛집이 없길래 근처의 평점 4.9 포카치아 가게를 찾았다. La foca pia 라는 곳이었고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샌드위치 안의 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었는데 잘 모르겠어서 가장 비싸고 여러 재료가 포함된 것을 골랐다. 자상하신 사장님이 천천히 직접 재료를 익히고 손질해주셨고 바로 앞의 작은 테이블에서 먹고 갔는데, 신선하고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개당 6~7유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La foca pia, 음식점 앞의 골목이 한적하니 좋았다
1일 1포카치아 중
음식점 뒷편의 은행 건물, Banco BPM

 

드디어 피사의 사탑에 도착했다. 이곳은 두오모 광장이라 불리며 성당과 세례당, 박물관 등 피사의 명소가 모두 모여있는 광장이다. 1173~1372년 지은 피사의 사탑은 60m에 이르는 거대한 높이에 비해 하층부를 좁게 설계하여 서서히 기울었고 1990년부터 10여년의 보수공사 끝에 2001년부터 출입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티켓을 구매하면 직접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우리는 멀리서 사진찍고 보는 것으로 만족하였다. 

 

피사의 사탑
피사의 사탑이 내 손안에

 

드디어 맛본 트러플 파스타, 조토의 종탑 올라가기

피사에서 식사를 할 것이 아니라면 피사를 둘러보는 것은 2~3시간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기차 시간을 앞당겨 예정보다 빨리 피렌체로 돌아왔고 아직 맛보지 못한 트러플 파스타를 꼭 먹기로 하였다. 한국인들에게도 유명한 Osteria Pastella에 가기로 하였고 이곳은 몇주전부터 예약이 마감되어 웨이팅 밖에 방법이 없었다. 30분 정도 기다린뒤 2시30분부터의 브레이크 타임을 조금 앞두고 운좋게 입장에 성공하였다. 

 

Osteria Pastella

 

사람들이 앉아있는 테이블 한가운데서 불쇼와 함께 파스타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여준다. 식전주와 식후주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우리는 트러플파스타와 라자냐를 주문하였다. 만드는 과정을 바로 앞에서 봐서 그런지 맛본 트러플 파스타는 정말 맛있었다. 고소하고 쫀득한 식감이 군더더기가 없었다. 가격은 총 53유로가 나왔다. 

 

불쇼와 함께 트러플 파스타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트러플 파스타, 라자냐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뒤 일몰을 보기 위해 다시 외출하였다. 피렌체 첫날은 미켈란젤로 언덕, 어제는 베키오다리, 오늘은 조토의 종탑 전망대로 정했으며 피렌체는 정말 일몰 맛집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매일같이 햇살이 비추고 비가 한방울 내리지 않았던 날씨 자체로 축복이었다. 조토의 종탑을 오르기 전에 잠시 보볼리 정원에 갔는데 문이 닫혀 입장할 수 없었다. 월요일이라 피티 궁전은 휴관인 것을 알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보볼리 정원은 매월 첫째 마지막 월요일이 휴관일이었던 것이다. 피티궁전 앞 언덕에서 햇살을 쬐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피티 궁전 (Palazzo Pitti)

 

조토의 종탑은 6시30분경에 입장을 마감한 것으로 기억한다. 서둘러 브루넬레스키 패스권을 보여주며 입장하였고 어제의 두오모 쿠폴라와 같은 계단의 향연이 펼쳐졌다. 쿠폴라도 마찬가지지만 계단 말고는 정말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여행은 정말 한 살이라도 젊고 건강할 때 가야한다는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쿠폴라 전망대와 다르게 쇠창살로 가려져 아쉬움이 있었지만 조토의 종탑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두오모 쿠폴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조토의 종탑을 오르는 계단
조토의 종탑 내부
조토의 종탑에서 바라본 두오모 쿠폴라, 일몰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약국 그리고 Trattoria Zaza 

해가 지고 조토의 종탑을 내려와 산타 마리아 노벨라 약국으로 향했다. 이곳은 수도사들의 특별한 비법과 고대부터 내려오는 제법으로 만든 뷰티 제품을 400년 간 같은 자리에서 판매 중이라고 한다. 매장에서는 보는 것만으로 혹할 만한 각종 화장품, 향수, 비누 등을 판매한다. 상대적으로 화려하지 않은 외관에 비해 실내는 명품 매장 버금갈 정도로 아름답고 고풍스러워 놀랐다. 약국에 가는 길에 우연히 들른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의 야경도 멋지고 가슴이 뻥 뚫렸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산타 마리아 노벨라 약국
각종 비누와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400년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 각종 향수들

 

피렌체의 마지막 밤을 마치며 피날레로 어떤 음식을 먹을까 생각하다 티본스테이크로 의견이 모아졌다. 전날 Trattoria la gratella에서 티본스테이크를 먹었지만, 피렌체에서 티본스테이크를 한번만 먹고 간다면 한국에서 무조건 후회할 것 같았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Trattoria Zaza라는 곳으로 숙소와 가까워 자주 지나쳤는데 웨이팅이 항상 길어 포기했던 곳이었다. 후기가 너무 좋아 도전해보기로 하였고 11PM 종료라 여유가 있었다. 

 

Trattoria Zaza 웨이팅
고풍스럽고 넓은 실내

 

1시간 정도의 웨이팅을 끝내고 드디어 입장하였다. 겉보기와 다르게 실내 매장은 무척이나 넓었고 사람이 정말 많았다. 오랜 기다림을 보상받기 위해 우리는 티본스테이크 1.2kg, 트러플뇨끼, 감베리오일파스타를 주문하였고 하우스와인과 콜라를 1잔씩 하였다. 가격은 총 120유로 정도 나왔고 너무 맛있는 음식을 배부르게 먹었기에 후회는 1도 없었다. 피렌체 여행을 계획 중인 분들이 있다면 이 집은 반드시 추천하고 싶다. 

 

티본스테이크, 트러플뇨끼, 감베리오일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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