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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타이베이 3박4일(2/9~2/12) 여행 #4. 대만의 성수동이라 불리는 융캉제

by Jped 2024.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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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만찬으로 선택한 훠궈집

3박4일 타이베이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만족스럽던 시저파크 호텔 반차오에서 숙면을 취하고 짐을 싸서 체크아웃 후 로비에 캐리어를 맡기고 나왔다. 오늘은 중정기념당과 융캉제를 가는 일정인데 날씨가 여전히 맑고 화창하여 너무나 다행이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타이베이역에 내렸고 공복이라 식사를 먼저 하기로 하였다. 대만에서 훠궈를 꼭 한번 먹고 싶었는데 지인을 통해 후기가 좋아 알게된 줘훠궈라는 곳을 가게 되었다. 영어로 Hot Pot, 한국에서 샤부샤부, 일본에서는 스끼야끼라 불리는 훠궈는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만날 수 있다. 대만 훠궈도 중국이나 홍콩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맛집이 많고 뷔페식으로 나오는 곳이 많다. 

 

타이베이역
줘훠궈

 

12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입장을 하였는데 식사 하는 와중에 금방 꽉 차서 대기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이었다. 고기를 담가 먹을 훠궈 육수를 정하는데 보통 반반탕으로 고른다고 한다. 넣어 먹을 고기는 크게 2종류가 있는데, 고기만 720g 먹는 것(1288 TWD)과 고기 330g과 해산물을 합친 것(1698 TWD)이다. 한국에서는 해산물과 고기를 함께 샤부샤부로 먹은 적이 드물어 함께 먹는 코스로 먹어보기로 하였다. 이외에도 각종 채소, 버섯, 두부, 완자, 생선 등을 뷔페처럼 자유롭게 가져와서 넣어 먹을 수 있다. 

 

메뉴판
함께 넣어먹을 각종 재료들

 

소스 코너가 따로 있어 땅콩소스, 매운 간장 소스 등을 각종 야채와 섞어 소스를 만들 수 있다. 주문 후 사진처럼 해산물과 고기가 함께 진열된 것을 가져다주는데 비주얼이 대박이다. 하지만 고기와 해산물을 같이 넣으니 잡탕처럼 육수가 비려져서 특별히 해산물을 선호하는게 아니라면 고기만 먹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빨간 소스를 얼려서 귀여운 곰돌이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데 막상 끓는 육수에 곰돌이가 들어가는 장면은 참으로 잔인했다. 소면까지 넣어서 배부르게 먹었고 가격은 2명이서 총 1944 TWD(한화 약 8만2천원)이 나왔다. 

 

주문한 고기+해산물
셀프로 만든 소스
육수 곰돌이

 

교대식을 보러간 중정기념당

비주얼과 맛이 함께 했던 훠궈 식사를 마치고 중점기념당으로 향했다. 중정기념당에서는 매 시각 정시마다 교대식이 펼쳐지는데 이를 보기 위해 1시에 맞춰서 도착했다. 도착한 중정기념당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웅장했으며 시대는 다르지만 마치 중국의 자금성 느낌이었다. 사람이 밀집하고 분주한 대도시 한복판에 이렇게 큰 공간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중정기념당은 1975년 장제스 초대 총통이 서거한 뒤 대만 국민들과 해외의 화교들이 기금을 모아 세운 곳이라 한다. 장제스 나이와 동일한 89개의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올라가면 장제스 동상과 교대식을 볼 수 있다. 

 

중정기념당
중정기념당에서 바라본 광장

 

구름한점 없이 화창하고 맑은 날씨는 광장의 분위기를 더욱 평화롭게 조성해 주었다. 광장은 총 면적이 25만m2에 달하며 서울 시청 앞 광장처럼 각종 행사가 열리는 장소로 사용된다고 한다. 계단을 올라 2층의 장제스 동상 앞에서 펼쳐진 교대식에는 이미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다. 앞사람들이 시야를 가려 보기가 어려운데, 교대식을 제대로 보려면 매시 정각 20분 전에는 와야 편안히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국 근위병 교대식과 같이 각잡힌 군무와 총검술은 대단히 멋있었다.

 

중정기념당 교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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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의 성수동과 같던 융캉제

중정기념관에서 융캉제까지 가는 거리는 너무나 한적하고 여유로웠다. 영어로는 Yongkang Street이라 불리는 융캉제는 저마다의 독특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카페와 상점, 맛집들이 즐비하여 구경할 곳이 많다. 마치 한국의 성수동, 연남동의 느낌과 비슷하다고 많이 소개되고는 한다. 또한 골목 중앙의 놀이터에 놀고 있는 아이들과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엄마들의 모습도 평화로웠다. 훠궈를 배불리 먹었지만 식도락 여행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서는 융캉제의 각종 길거리 음식들을 섭렵해보기로 하였다.

 

융캉제 거리 초입부

 

융캉제 초입거리를 지나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노란 상점을 둘러싼 인파였다. 멀리서 봐도 망고빙수로 유명한 스무시하우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야외에만 좌석이 있는데 자리가 많지 않아 한명은 자리를 확보하고 한명이 주문을 하면 유리하다. 주문한 아이스크림 망고빙수는 우리가 아는 그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었고 살짝 더운 날씨라 딱이었다. 2명이서 먹기에는 생각보다 양이 많아서 좀 남겼다. 우유 푸딩도 같이 주는데 가격은 총 250 TWD(한화 약 1만원)가 나왔다. 

 

스무시하우스
망고빙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망고빙수를 먹고 나서는 스무시하우스 맞은편에 대기줄이 많은 음식점이 보였다. 천진 총좌빙이라는 곳인데 우리나라 길거리 토스트와 비슷한 음식을 파는 중이었다. 총좌빙은 대만이나 중국에서 자주 먹는 간식으로 얇고 쫄깃한 전병을 넓적하게 부쳐서 계란이나 치즈를 넣고 소스를 뿌린 음식을 말한다. 조리가 간단해 집에서도 자주 해먹는다고 한다. 테이크아웃만 가능한데 웨이팅이 워낙 길어서 30분 넘게 기다려서 총좌빙 1개를 먹었다. 햄과 계란을 어떻게 추가하느냐에 따라 가격은 대략 40~60 TWD 정도(한화 약 2천원)이다. 

 

천진 총좌빙
즉석에서 조리해주신다

 

싱그러운 초록 식물들이 가득하던, Yongkang Stairs

맑은 날씨에 풍부한 먹거리와 평화로운 사람들을 보니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쉽게만 느껴졌다. 융캉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융캉 공원에는 귀여운 모형과 놀이터,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구석구석 기념품샵을 비롯한 여러 상점들을 구경하고 마지막으로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하며 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하였다.  

 

융캉 공원

 

예쁘고 한적한 길을 따라 우연히 발견한 Yongkang Stairs 라는 카페인데 외관이 너무나 고급스럽고 초록 식물들로 가득하여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카페 내부 뿐만 아니라 테라스로 연결되는 마당 외부에도 좌석이 있어 햇살을 맞으며 담소 나누기 좋은 곳이었다. 여러 디저트와 메뉴가 많았지만 아이스아메리카노 2잔을 시켰고 딱딱한 플라스틱 빨대를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메리카노 1잔당 가격은 180 TWD(약 7천5백원)인데 서비스 차지까지 붙으면 거의 1만원으로 가격은 상당한 편이다. 

 

Yongkang Stairs

 

 

스쿠트 항공 연착, 그리고 타오위안 공항 라운지 

융캉제에서 호텔까지는 우버를 불러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호텔 로비에서 캐리어를 챙기고 반차오역으로 가서 첫날 이용했던 고속철도 HSR을 타고 타오위안역으로 이동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새겨진 고속철도가 인상적이었다. 타오위안역에서 다시 공항철도를 타고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했으나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들었다. 우리가 예약한 스쿠트항공이 3시간 지연이 된 것이다. 애초에 인천공항으로 10시 가까이 되어서 도착할 예정인데 3시간이 지연된다니 막막했다. 항공사에서는 250 TWD(한화 약 1만원)의 밀쿠폰을 제공할 뿐이었다. 

 

반차오역에서 타오위안 공항 HSR
HSR 티켓
스쿠트항공 밀쿠폰

 

설 연휴 마지막 날이라 그런가보다 생각했다. 다음날 중요한 일정이 없어 다행이었으나, 시간 약속에 늦으면 안되는 정말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는 반드시 국적기를 이용하겠다고 생각했다. 제공받은 밀쿠폰은 대부분의 브랜드 음식점이나 카페에서는 사용이 불가하고 특정 노브랜드 식당에서만 사용이 가능하여 나중에 물과 맥주를 사는데 썼다. 마침 현대 더그린카드가 있어 1인 라운지 이용이 무료라 타오위안 공항 라운지에서 식사하며 휴식하기로 하였다. 우육면과 밥을 배불리 먹고 의자에서 수면을 취했다. 이곳은 개인 1인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혼자 여행오시는 분들이 휴식을 취하기 좋을 것 같다. 

 

타오위안 공항 라운지

 

긴 기다림 끝에 스쿠트 항공에 탑승하여 새벽에 한국으로 도착하였다. 짧은 3박4일 여행을 알차게 다녀왔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지만, 웬만하면 설 연휴는 피하는 게 좋고 가능하다면 한적한 평일에 저렴한 항공료로 좀더 알뜰하게 여유있는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타이베이는 물가도 싸고 교통이 편리하고 구경거리가 많아 돌아다니기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추천하는 여행지이다. 

 

드디어 스쿠트항공 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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