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은 국내에서 단연 발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암이다. 이러한 결과에는 맵고 짜게 먹는 식습관, 생활 속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헬리코박터균의 존재를 빼고 얘기할 수는 없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H. pylori) 균은, 위와 십이지장의 경계부인 유문(pylorus)에 서식하는 나선(helico) 모양의 균(bacter)이라는 뜻으로 붙여졌다. 1983년 호주에 사는 마샬과 워렌이라는 2명의 의학자에 의해 발견되었고, 당시에는 위산으로 인한 강한 산성 환경 속에서 세균이 존재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의료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요즘에는 한 유산균 음료의 상품명으로도 등장하고,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는 균이 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
헬리코박터균은 스스로 알칼리성 암모니아를 만들어 내어, 강한 위산의 환경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내어 생존한다. 위점막에 붙어 지속적으로 위에 염증을 일으키며 만성 위염이 진행되면서 위축성 위염을 일으키고, 위 궤양(Gastric ulcer) 및 십이지장 궤양(Duodenal ulcer) 등 소화성 궤양의 원인이 된다. 또한 위암과 위선종, 장상피화생, MALT 림프종 등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일찍이 1994년 세계보건기기구(WHO)에서는 헬리코박터균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였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암의 명백한 원인이며, 40세 이상의 전국민을 대상으로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관리가 특히 더 중요하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헬리코박터균 양성이 나왔다면?
국가적으로 40세 이상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고 있고, 요즘에는 20~30대의 젊은 사람들도 속이 쓰리거나 아프면 위내시경 검사를 쉽게 받고는 한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고 나서, 헬리코박터균이 양성이라는 통보를 받아 걱정인 분들이 많다. 2015~2016년 학회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헬리코박터균 양성의 비율은 50% 정도이다. 과거 1990년대는 70%에 육박하였다고 하는데, 이렇게 감소한 이유는 개선된 위생 상태와 제균치료의 필요성을 알고 많은 분들이 치료를 받으셨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제균치료의 적응증에 해당한다면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소화성 궤양, MALT 림프종, 조기 위암으로 위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경우,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이 있는 경우는 의료 보험이 적용되며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철결핍성 빈혈, 기능성 소화불량, 위축성 위염, 장상피 화생,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의료 보험이 적용되지는 않지만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제균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헬리코박터균의 제균치료는 3제요법을 기본으로 한다. 위산억제제(PPI, proton pump inhibitor)와 항생제 2가지(아목시실린, 클라리스로마이신)을 병합하여 1~2주간 복용한다. 1차 치료로써 70%는 제균치료에 성공하며,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지면서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1차 제균치료가 실패하면 2차 치료를 시행하며, 1차에 사용하지 않은 항생제를 포함하여 4가지 약제를 병합한 4제요법을 기본으로 한다. 위산억제제, 비스무스(Bismuth), 항생제 2가지(테트라사이클린, 메트로니다졸)을 1~2주간 복용한다. 2차 치료까지 실패하면 마땅한 치료법이 없으므로, 한번 치료시 완벽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제균치료가 끝나고 4주가 지나면, 요소호기검사(UBT, urea breathing test)를 이용하여 박멸 유무를 판단한다. 헬리코박터균이 요산을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변환하는 능력을 이용한 검사로, 숨을 내쉴 때 요소 성분을 확인하는 원리이다.
헬리코박터 감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려면
전세계적으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률이 높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에서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 일본, 중국 북부의 동북아시아에서 발견되는 헬리코박터균은 East Asian Type이라 하여 특히 더욱 독하다. 이에 비해 Western type은 평생 보균하고 있어도 위의 위축성 변화가 심하게 안오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 비해 상수도가 정비되고 치료를 많이 받아 감염률이 감소하긴 하였지만, 꾸준한 위생 관리를 통한 예방과 치료가 필요하다. 더러운 약숫물을 함부로 마시거나, 아기에게 이유식을 씹어서 주는 것, 항문과 구강이 접촉할 수 있는 비위생적인 성관계 등은 반드시 삼가하여야 한다. 유산균 복용만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는 없으며, 다만 제균치료시에 유산균을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을 낮추고 순응도를 높인다는 보고는 있다.
'Other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내염 빨리 낫는법! (feat. 헥사메딘, 알보칠, 오라메디, 아프타치) (0) | 2023.07.13 |
---|---|
면접 때 긴장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약! 인데놀에 대해 (feat. 불안장애, 무대공포증, 사회공포증) (0) | 2023.06.30 |
비타민 D를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이유 (골다공증,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항암, 면역) (0) | 2023.05.19 |
수전증! 손떨림의 원인과 치료 (feat. 파킨슨병) (0) | 2023.05.17 |
지속되는 눈꺼풀 떨림, 마그네슘을 먹어야 할까? (feat. 안면신경마비) (1) | 2023.05.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