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끝난 결혼식! 그리고 스위스 신혼여행
2024년 6월 22일 드디어 운명의 결혼식을 무사히 마쳤다. 해가 쨍쨍할 줄 알았던 날씨가 아침부터 갑자기 비가 내려 당황했지만, 여름비 내리는 오후의 날씨는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졌고 김태우의 사랑비와 같았다. 결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예비 부부들이 마찬가지겠지만,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리다는 것은 정말 준비할 것이 많다. 지난 1년간 준비했던 무수히 많은 것들이 단 2시간에 펼쳐졌지만 후회는 없었고 시원하고 후련한 마음이 가득했다. 축하해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저희 잘 살겠습니다^^
우리는 5시 예식이었고 식을 마치고 마무리하니 거의 8시가 다되었다. 자가용에 캐리어와 각종 짐을 싣고 바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여행 기간이 1주 밖에 안되어 공항 예약주차장에 차를 대두기로 하였다. 항공편은 새벽 1시20분 출발하여 제네바에 오후 2시20분에 도착하는 카타르 항공이었다. 제네바 입국 - 취리히 출국이었고 모두 카타르 도하를 경유하였다. 우리는 8개월 전쯤에 예약하였고 1인 167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밤 비행기는 피곤하기는 하지만 비행기에서 잠만 잘 잔다면 숙박비를 아끼고 여행 기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침부터 빡빡한 일정으로 노곤한 몸을 회복하고 메이크업을 지우기 위해 사우나에 들렀다. 1여객터미널 지하1층에는 사우나와 찜찔방이 있는데 정말 유용했다. [스파온 에어]라는 곳인데 지방 사람이나 퇴근 후 바로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씻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으면 장거리 비행하는데 좋을 것 같다. 개운하고 후련한 마음으로 행복한 비행이 시작되었다.
대략적 일정: 제네바 In 취리히 Out (스위스 트래블 패스, 융프라우 vip 패스)
6박 7일 스위스 신혼여행의 대략적 일정은 다음과 같다. 제네바로 입국하여 첫 2박은 체르마트에서, 다음 3박은 그린델발트에서, 마지막 1박은 루체른에서 총 6박하고 취리히에서 출국하는 일정이다. 숙소는 8개월 전에 예약했는데 도심이 아닌 그린데발트와 같은 풍경 좋은 곳의 숙소는 최소 1년전에는 예약해야 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스위스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숙소를 알아보고 예약하는 것이 필수다.
처음 스위스 여행을 하기에 앞서 렌트카 여행과 기차 여행을 고민했는데 결혼준비와 함께 하다보니 아무래도 준비가 더 편한 기차 여행을 선택했다. [스위스 트래블 패스]를 구매하면 일정 기간 동안 기차, 버스, 배, 케이블카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하다. 우리는 연속 7일권 2등석을 1인 419프랑에 한국에서 구매하였다. 1등석을 구매하면 더 여유롭고 편하게 다닐 수 있다고 하는데 2등석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 기차나 버스에서 자유롭게 타다가 직원이 오면 패스권을 보여주면 되고, 출력해서 종이로 들고 다니거나 캡쳐해서 핸드폰으로 이미지를 보여줘도 된다.
융프라우 근처를 여행하려면 [융프라우 vip 패스]가 필요하다. 융프라우로 올라가는 산악열차를 비롯하여 근처 케이블카, 푸티쿨라, 버스 등 다양한 교통편 이용이 가능하고 액티비티도 할인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동신항운 이란 곳에서 쿠폰을 신청하여 출력해가서 인터라켄에서 구매하면 된다. [스위스 트레블 패스]를 구매한 기간에 [융프라우 vip 패스]를 신청하면 할인이 되고 우리는 2일권을 1인 200프랑에 현지에서 구매하였다.
카타르를 경유하여 도착한 제네바
인천에서 출발하여 경유지인 카타르 도하까지 10시간이 넘는 비행이었지만 피곤한 상태여서 쉽게 잠들 수 있었다. 기내식도 맛있었고 여러모로 서비스가 만족스러웠다. 다만 TV 화면에 마블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등 볼거리가 많았지만 한글 자막이 없어서 아쉬웠다. 한국 영화가 조금 있는데 귀국하면서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화를 재밌게 봤다.
도착한 카타르 도하 공항은 세련된 느낌이었고 명품샵을 비롯한 각종 면세점들이 많았다. 사람들로 북적하였고 그 중앙에는 마스코트 곰돌이(Lamp Bear)가 위치한다. 식물원(The Orchard)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미처 가보지 못했다. 다음부터는 중간에 경유하는 공항에 대해서도 미리 공부하고 구경하면 좋을 것 같다. 결혼식 끝나고 바로 운전하고 비행기 타느라 여러 축하 문자에 답하지 못하였는데 도하에서 쌓인 축하 문자에 답장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결혼식이 끝난 후련함, 부부로서의 첫 여행 등 신혼여행이 특별한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살면서 이렇게 축하받는 여행이 또 있을까 싶었고 너무나 행복했다.
도하에서 제네바까지도 6시간 정도 짧지 않은 비행을 하였다. 스위스 여행책을 벼락치기로 공부하다보니 어느새 제네바에 도착하였다. 드디어 도착한 스위스는 세상 안전한 느낌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도 시설도 평화로웠다. 높은 물가는 단순히 소비 활동에는 단점이 될 수 있지만 좋은 치안과 높은 국격을 유지하게끔 하는 것 같다. 유럽 여행 중에 가장 걱정되는 것 중에 하나가 소매치기인데 그래도 이 나라에서는 많이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입국 수속을 마친뒤 바로 기차에 탑승했다. 기차 외관에 크게 1, 2라고 써있어서 1~2등석 구분이 쉽게 가능하다. 2층 기차가 꽤 많은데 짐 올리기 번거롭긴 하지만 2층이 사람이 더 적고 뷰도 훌륭하다. 오른쪽 창가의 레만호수를 따라 기차는 달렸고 첫날이라 그런지 이런 사소한 풍경도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로잔(Lausanne)에서 기차를 다시 갈아타고 몽트뢰(Montreux)로 향했다. 숙박은 체르마트에서 할 예정이지만 가는 길에 몽트뢰를 들려 구경할 예정이었다. 해가 10시까지 떠있어 여러곳을 여행하기에 좋았다.
프레드 머큐리가 사랑한 몽트뢰
레만 호숫가에 위치한 몽트뢰(Montreux)는 온화한 기후와 풍경으로 역사적으로 유럽 왕족들이 즐겨찾는 인기 휴양지라고 한다. 록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는 이곳을 제 2의 고향이라 부르기도 하였고 실제 그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숙소에 짐을 뺀 상태로 여행하다보면 항상 골칫거리가 캐리어 보관인데 스위스는 역마다 보관소가 있어 편리했다. 몽트뢰역도 플랫폼에 보관소가 있었고 공간이 넓어서 캐리어 2개를 넣고도 공간이 남았다. 짐을 보관하면 QR이 찍힌 종이가 출력되는데 짐을 다시 찾을때 이 종이가 필요하다.
우리는 먼저 유명한 시옹성에 가기로 했다. 레만 호수에 우뚝 선 시옹성은 그 풍경이 아름다워 스위스의 성 중 방문객이 가장 많다고 한다. 본래 로마시대 요새로 지어졌다가 12세기에 어떤 가문이 시옹성을 사들이면서부터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역에서 레만호수 쪽으로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이곳에서 201번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한다. 오후 5시 경이었는데 해는 아직도 중천에 떠있었고 첫날부터 날씨운이 따르는 듯했다.
호수위에 떠 있는 시옹성은 마치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스위스 트래블 패스 소지자는 무료로 입장이 가능한데 우리는 6시 입장 마감 직전 아슬하게 입장하였다. 성 내부는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성 밖에서 보이는 시옹성은 더욱 신비롭고 예뻤고 공원에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평화로웠다. 물가의 벤치에 가만히 앉아 호수를 바라보니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듯 했다.
스위스에서의 첫 식사, 그리고 어마무시한 택시비
첫 관광지로 시옹성을 구경하고 201번 버스를 다시 타고 몽트뢰역으로 향했다. 저녁 식사를 하고 간단히 유람선 선착장 근처를 구경하고 이동하기로 하였다. 식당에 대해서는 전혀 알아보지 않고 예약없이 부딪히기로 하였는데 부랴부랴 인터넷을 검색했다. 해물스튜가 유명하다는 라 루베나즈(La Rouvenaz)에 가보았고 대기없이 착석해서 바로 식사하였다. 해물스튜, 파스타, 음료 2잔을 주문하여 총 99.5프랑이 나왔다. 호텔 식당이라 그런지 서비스도 훌륭하고 맛도 좋았다. 식사가 끝나고 Bill 을 갖다달라고 했는데 직원이 Beer 를 갖다주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다.
기내식이 아닌 첫 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근처 산책을 하였다. 몇 걸음 걷고나니 책에서만 보던 프레드 머큐리 동상을 마주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음악가의 동상이 많은데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음악 도시라 한다. 한적한 유럼선 선착장의 풍경은 평화로웠고 아직도 여행 1일차라는 것이 오히려 더욱 설렜다. 오래 머무르고 싶었지만 체르마트까지 갈 길이 멀어 또다시 기차를 타러 갔다.
몽트뢰에서 체르마트까지 가기 위해서는 피스프(Visp)라는 곳에서 갈아타야 한다. 몽트뢰에서 출발하여 9시경 피스프에 도착하였는데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9시 이후로 피스프에서 체르마트로 가는 기차가 취소된 것이다. 막연히 스위스 트레블 패스권만 있으면 기차로 스위스 전역을 누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기차가 끊기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직원은 기차가 끊겼으니 버스를 기다리라고 안내해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았다. 값비싼 택시는 스위스 여행에서 선택지가 절대 아니었기에 막막했다. 또한 택시를 타더라도 체르마트는 차가 들어갈 수 없는 도시라 더욱 황당했다.
날이 밝다고 숙소와 먼 곳에서 늦게까지 함부로 놀다간 큰 일 나는구나 싶었다. 일단 택시를 타고 Tasch 까지 이동하였는데 다행히 Tasch와 체르마트까지 이동하는 셔틀기차가 늦은 시간까지 있어 체르마트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스위스에서 택시는 정말 안 탈 줄 알았는데 첫날부터 꼬이는 듯했지만 숙소에 도착하니 너무 다행이었다. Visp 에서 Tasch 까지는 30Km 정도 되는데 140프랑(22만3천원)이 나왔다. 벅찬 행복과 설렘으로 시작된 여행 첫날은 불안과 공포, 끝내 안도감으로 마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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