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이나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병실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분무기처럼 증기가 나오는 마스크에 얼굴을 대고 호흡기 치료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호흡기 치료기를 네블라이저(Nebulizer)라 부르며, 액상의 약물을 증기 형태의 작은 입자로 바꾸어 흡입하도록 도와주는 장치이다. 기침하는 환아들이 많이 사용하고 시중에서도 가정용 네블라이저를 쉽게 구매할 수 있어, 가벼운 감기를 앓고 있더라도 호흡기 치료제의 처방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무분별한 호흡기 치료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올바른 사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호흡기 치료, 어떤 효과가 있을까?
아파서 약을 복용하면, 그 약은 식도를 통해 들어가 위장에서 흡수되어 전신에 퍼지게 된다. 수액을 통한 정맥 주사도 마찬가지이며, 인체의 어느 한 부위를 치료하기 위해 전신에 약 효과가 발현되는 위험성을 안게 된다. 그러나 질환이 있는 병변에만 국소적으로 약물이 흡수될 수 있다면, 다른 장기에 흡수되어 발생하는 부작용이 피하고 필요한 용량으로 부담없이 약을 사용할 수 있다.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있는 환아들이 네블라이저에서 나오는 증기를 통해 에어로졸(Aerosol) 형태의 약물을 흡입하면, 위의 호흡기 병변에 더욱 즉각적이고 안전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 코점막에 직접 스프레이를 분사하여 증상을 개선하고 치료하는 방식과 같다.
어린이 호흡기 치료제 종류와 특징!
기침이 있다고 다 호흡기 치료를 하면 효과가 좋을까? 이는 결코 아니다. 호흡기 치료제에 포함되는 약물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서 간단히 이해한다면, 언제 호흡기 치료가 효과가 있고 왜 의사가 함부로 처방해주지 않는지 알 수 있다.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시켜 환기를 원활하게 해주는 기관지확장제, 기관지 점막의 염증을 치료해주는 스테로이드제, 끈적한 가래를 묽게 하여 배출을 돕는 객담용해제 등이 대표적이다.
기관지확장제: 벤토린, 아트로벤트
벤토린(Ventolin)은 가장 유명한 호흡기 치료제이다. 살부타몰(Salbutamol)이라는 성분으로, 이는 교감신경의 β-2 수용체에 작용하여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작용을 한다. 흡입하면 바로 효과가 나타나, 속효성 베타2 작용제라고 불리운다. 좁아진 기관지로 숨쉬기 어려워하는 천식, 모세기관지염 환아에서 자주 쓰인다. 그러나 과다 사용시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빈맥, 손떨림, 보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아트로벤트(Atrovent)는 이프라트로피움 브로마이드(Ipratropium bromide)라는 성분으로, 항콜린제로써 부교감신경을 차단하여 기관지를 확장시키는 작용을 한다. 부작용으로 입이 마르고, 배뇨장애, 빈맥이 생길 수 있다. 벤토린과 아트로벤트 모두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시켜 환기를 원활하도록 돕는 약제로, 기관지가 좁아지는 천식, 모세기관지염 등의 질환이 아니라면 효과가 없다.
스테로이드제: 풀미칸, 부데코트
기관지확장제는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시켜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나, 효과가 일시적이며 질환의 근본적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 스테로이드제를 흡입하면 기관지 점막의 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풀미칸(Pulmican)과 부데코트(Budecort)는 모두 부데소나이드(Budesonide)라는 성분의 스테로이드제로써, 기관지 천식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급성 후두염(Croup)의 치료로 쓰이기도 한다. 사용 후 스테로이드가 구강 점막에 남으면 하얗게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 반드시 사용 후 입안을 헹구어 주어야 한다. 입을 헹구기 어려운 아이들은 양치질을 하거나, 그냥 물을 마셔 삼키도록 해도 좋다.
객담용해제: 뮤코미스트
뮤코미스트(Mucomyst)는 아세틸시스테인(Acetylcysteine)이라는 성분의 객담용해제로써, 기관지염이나 폐렴 환아에서 가래를 묽혀 배출을 원활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경구약 형태로는 뮤테란(Muteran)이 잘 알려져 있다. 벤토린이나 풀미칸과 다르게 주사기로 병에 있는 약제를 뽑아 생리식염수와 섞어 사용하므로, 일반인이 집에서 사용하기에 까다로운 면이 있다. 또한 호흡곤란 증상에 즉각적인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경구약으로도 쉽게 복용할 수 있어 병원에서 가정용으로 잘 처방하지 않는 편이다.
단순 감기에는 효과 X
위와 같은 호흡기 치료제의 특징을 이해하면 단순 감기에 네블라이저를 사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호흡기 치료는 기침을 가라앉히는 것이 아니라, 기관지 증상과 염증을 가라앉히고 그 과정에서 기침이 호전되는 것이다. 오히려 단순 감기에 호흡기 치료를 남용하면 아이에게 거부감을 유발하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천식이나 모세기관지염을 자주 앓거나, 기관지염을 심하게 앓는 경우에 의사와 상의 후에 구매하는 것이 좋다.
우는 아이에게는 효과가 없을수도
대게 4세 이상의 협조가 잘 되는 아이들은 마우스피스를 직접 물고 호흡하며, 4세 미만이나 협조가 어려운 아이들은 마스크를 연결해 코까지 덮도록 한다. 네블라이저를 통해 증기가 아무리 많이 나오더라도, 아이가 숨을 들이 마쉬지 않고 보채며 운다면 약제가 기관지 깊은 곳으로 흡입되기 어려워 효과가 없다. 최대한 아이를 안정시키고 마스크를 밀착시킨 상태로 증기를 가득 들이 마쉴 수 있도록 도와야 약효를 볼 수 있다. 또한 사용후에는 반드시 메뉴얼에 따라 세척하여, 바이러스나 세균 등 더러운 물질이 호흡기로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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