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우리 어머니들은 갓난 아기를 포대기를 매고 업어 키우고는 하셨다. 이는 아기의 고관절 건강만 놓고 보자면, 매우 슬기로운 습관이다. 엄마 포대기에 안긴 아이는 자연스레 양 다리가 벌어지며 개구리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의 예방과 치료에 매우 유용한 자세이다.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Developmental Dysplasia of the Hip, DDH)은 아기가 성장하면서 고관절이 비정상적으로 형성되는 질환이며, 과거에는 고관절 탈구 증상에만 국한하여 선천성 고관절 탈구로 불리었다. 고관절은 엉덩이뼈와 허벅지뼈를 연결하는 관절로, 갓 태어난 아기에서 고관절 탈구가 잘 호발하며 자라면서 탈구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관절의 이상 상태를 반영하여 이형성증이라 불리게 되었다.
Ball and Socket Joint 란?
고관절(Hip joint)은 골반뼈(Pelvic bone)와 허벅지뼈(Femoral bone)가 만나는 부위다. 두 뼈가 만나는 부위의 골반뼈는 푹 파인 구조로 소켓(Socket) 모양으로 되어 있고 허벅지뼈의 끝 부위는 공(Ball)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관절 구조를 Ball and Socket 구조라 한다. 이러한 관절 형태로 인해 다리뼈는 360도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으며, 이는 어깨 관절도 마찬가지다. 갓 태어난 아기와 영유아에서, 공(Ball) 모양의 허벅지뼈가 소켓(Socket) 모양의 골반뼈에서 빠지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혹은 태어날 때는 문제가 없다가 자라면서 고관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종종 보고된다. 이와 같은 고관절의 탈구, 불안정성, 이상을 총 망라하여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이라 불리게 되었다.
아기 허벅지 주름이 비대칭이라면 의심해야
다음과 같은 소견을 보일 경우,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을 반드시 의심해보아야 한다. 첫째, 아기 허벅지의 양측 피부 주름이 다를 경우이다. 고관절이 탈구된 쪽의 서혜부 피부 주름은 더 깊고 뒤쪽으로 길게 연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소견은 고관절 이상이 없더라도 나타날 수 있지만, 일반인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소견이므로 병원을 찾아 정확히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둘째, 다리가 잘 안벌어지는 경우이다. 아기 기저귀를 갈아주다가 부모가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데, 탈구로 인해 고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셋째,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라면 다리를 절고 이상하게 걷는 모습을 보인다. 보행을 시작하고 발견한 경우는 진단이 꽤 늦어진 경우이다. 18~24개월 정도되는 보행기 이후의 아이들이 절면서 걷거나 골반이 수평이 안맞는다면 병원을 찾아보아야 한다. 요즘에는 신생아기, 생후 4~6개월 등의 영유아 검진 때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거꾸로 태어난 아이에서 잘 생긴다?
위의 소견이 보일 경우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을 의심할 수 있지만, 위험인자가 있는 아기들의 경우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엄마 뱃속에서 태아의 골반과 허벅지가 좁은 공간에 위치하면, 골반에 압력이 가해져 고관절 탈구가 유발되기 쉽다. 양수과소증, 임신 말기에 아기 머리가 아래로 돌지 못하고 엉덩이가 아래에 위치한 둔위 태향,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으로 태어난 형제가 있을 경우 더욱 잘 발생한다. 또한 첫 아이의 경우에도 자궁이 충분히 늘어나지 못한 좁은 공간으로 인해 발생 확률이 더 높다. 고개가 한쪽으로 기우는 선천 근성 사경도 이러한 태내의 좁은 환경에 기인한다. 여아는 남아에 비해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의 발생 빈도가 4~5배 높으며, 약 60%는 좌측 고관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개월 이전에 조기 발견이 중요
허벅지 주름 비대칭, 고관절의 제한된 움직임 소견이 보일 경우 반드시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을 의심해 보아야 하며 양수과소증, 둔위 태향, 가족력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아기라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미처 놓지더라도 4~6개월 영유아 검진에서 발견될 수 있으나, 가능하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6개월 이전의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 환아들은 파블릭(Pavlik) 보장구나 외전 보조기(Abduction brace)를 착용하면 교정이 쉬우나, 6개월이 넘어 나중에 진단되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자연 치료를 기대하기 어려우며 골반이 틀어지고 고관절의 퇴행성 관절염 등 후유증이 쉽게 생긴다.
3~4개월 이전에는 초음파로 확인할 수
비대칭 주름, 고관절의 움직임의 이상 등 이학적 소견이 있더라도 정확한 영상 검사를 시행해보아야 확진이 가능하다. 신생아 대퇴골의 머리는 연골 상태이다가 생후 3~4개월이 지나면서 뼈중심이 나타난다. 따라서 3~4개월 이전의 영유아의 경우에는 초음파를 통해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을 진단할 수 있으며, 그 이후로 뼈중심이 형성되었다면 X-ray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신생아 딤플을 확인하기 위해 척추뼈 초음파를 시행하기 위해서도, 생후 3~6개월 이전에 척추뼈의 골화가 진행되기 전에 초음파 검사를 할 것을 권고한 바가 있다.
'Pediatric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아이 유산균 반드시 먹여야 할까? (비오플, 람노스, 메디락) (0) | 2023.05.26 |
---|---|
아기 호흡기 치료기! 네블라이저(Nebulizer)의 올바른 사용법 (feat. 벤토린, 풀미칸, 뮤코미스트) (0) | 2023.05.24 |
다운 증후군(Down syndrome)에 대한 이해 (0) | 2023.05.16 |
아기 기저귀 발진! 올바르게 관리하려면 (feat. 비판텐, 리도맥스) (0) | 2023.05.03 |
신생아 BCG 접종! 경피용과 피내용 주사, 무엇을 맞춰야 할까? (0) | 2023.04.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