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배경이 된 곳, 오페라 가르니에
9/21 토요일 아침이 밝았고 런닝을 하며 아침을 시작했다. 센 강변을 따라 산책길과 코스가 잘 조성되어 있었고 달리면서 보이는 파리의 건축들은 장관을 이루었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아름다운 파리는 밤에는 바토무슈, 아침에는 런닝을 하며 경험하기를 꼭 추천한다.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은 파리 도심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 볼 계획이었다. 먼저 오페라 가르니에라는 곳을 관람하기로 하였다. 이곳은 1875년 완공된 오페라 극장으로 건축가 샤를 가르니에의 이름을 따서 불리우며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을 집대성한 매우 아름다운 장식으로 유명한 곳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여, 런던에서 관람한 우리의 판타지가 재현될 곳이기도 하였다. 12시30분 타임으로 2인 3만9천원에 미리 티켓을 예약하여 입장하였다.
오페라 가르니에 건물에 들어가면 로비에서부터 화려한 장식으로 압도된다. 영화에서만 볼법한 고풍스럽고 우아한 건축과 조명이 사로잡는다. 워낙 아름다운 배경에 드레스를 입고 뽐내면서 사진을 찍는 여자들도 곳곳에 보인다. 화려한 로비를 지나 공연장에 들어가면 더욱 놀라게 된다. 정면에는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동상이 보이고 위로는 샤갈의 천장화, 샹들리에를 마주하게 된다. 이 샹들리에는 1896년에 추락한 적이 있는데 그것이 [오페라의 유령]에 각색되어 재현되어 있다. 기회가 된다면 이곳을 다시 한번 찾아 오페라를 꼭 관람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공연장을 나오면 그랑푸아예라는 화려한 복도같은 공간이 있다. 딱보고 베르사유 궁전의 거울의 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말 그곳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곳이라 한다. 이 황금빛 공간에서 귀족들이 공연 전이나 휴식시간에 친교 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최고의 전망을 선사해준 갤러리 라파예트
너무나 화려했던 오페라 가르니에 관람을 끝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였다. 바로 길건너편에 위치한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갤러리 라파예트는 1893년 작은 옷가게로 시작하여 번창하였고 이곳 오스만 지역에 10층짜리 본점을 두고 있다. 관광객들에게는 우아한 돔 구조의 천장과 루프탑 테라스로 인기가 많다. 백화점에 들어가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쭉 올라가면 어느덧 유리와 철제로 된 돔 천장을 마주하게 된다. 1912년에 완공된 이 구조는 과거와 현재의 양식이 공존하는 파리 특유의 멋을 자아내고 있다. 돔 천장을 지나 올라가면 탁트인 루푸탑 무료전망대로 갈 수 있고 무료로 개방되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파리에 이런 숨겨진 명소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많은 사람들이 파리의 경치를 보려 붐볐고 난간은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져 그 뷰를 가리지 않도록 해주었다. 불과 10층밖에 안되는 건물의 꼭대기였지만 에펠탑을 필두로 파리 전역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파리는 낭만의 도시답게 여러 건축들이 서로 조화롭게 낮게 지어져 높이 멀리서 보아도 아름다웠다. 서울, 런던, 타이베이 등 전세계 많은 도시를 다녀보았지만 이렇게 낮은 전망대에서 도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은 파리밖에 없는 듯하였다. 이곳은 기술의 발전이 전통을 우선하지 않는 듯하였다.
몽마르뜨 언덕으로 가는 길, 물랭 루주와 사랑해벽
오페라 가르니에와 갤러리 라파예트를 구경하고 이동하여 다음 코스로 향했다. 파리 예술가들의 숨결이 깃든 몽마르뜨 언덕을 향해 가기로 하였다. 블러슈 광장이란 곳에서 출발하여 몽마르뜨 언덕으로 향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그 유명한 물랭 루주를 마주하였다. 과거에 뮤지컬 영화로 시청하여 인상에 남았던 그곳이 이곳이라니 우연히 마주하니 신기하였다. 빨간 풍차라는 의미의 물랭 루주(Moulin Rouge)는 1889년에 만들어진 몽마르뜨에 있는 카바레를 말한다. 빨간 건물의 옥상에 있는 풍차 장식으로 그렇게 불리었고 프랑스 근대 유흥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블러슈 광장에서 몽마르뜨 언덕으로 가는 초입구에는 Aux Merveilleux de Fred라는 머랭 맛집이 있는데 한번 들러볼 만하다.
블러슈 광장을 지나 몽마르뜨 언덕까지는 30분 이상 꽤 걸어야 한다. 하지만 지나는 곳곳에 다양한 스토리가 가득한 관광지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먼저 파리를 방문한 연인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로 불리는 사랑해벽에 들르기로 하였다. Square Jehan Rictus 공원 안에 위치한 이곳은 611개의 남색 타일에 250개의 언어로 311개의 '사랑해' 라는 단어가 가득 적혀있다. 한글로는 3개의 문구가 적혀있다. 벽 근처에는 아코디언이나 색소폰 연주를 하는 악사들을 만날 수 있었다. 평화로운 메시지로 가득한 이 공간은 서로를 배려하는 평화로운 사람들로 가득한 듯 했다. 한편으로는 파리에서 소매치기가 가장 활발한 곳이 몽마르뜨 언덕이라는 얘기를 들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사랑해벽을 지나 올라가면 가파른 언덕에 벤치가 놓여있고 녹음이 우거진 곳이 있는데 이곳에 바토 라부아르(Le Bateau-Lavoir)란 곳이 있다. 다른 가이드팀이 이곳에 서서 설명을 듣는 모습을 듣고 관심이 가서 알아봤는데 굉장히 의미있는 장소였다. 세탁선이라는 뜻의 바토 라부아르는 과거 세탁방으로 쓰였던 의미가 아니라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의 공간으로 센 강의 빨래터같이 생겨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피카소, 모딜리아니, 앙드레 살몽 등 거장들이 이곳에서 머물며 그림을 그려서 유명해졌고 업계에서는 한번쯤 들어가서 작업을 해보고 싶은 공간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풍차 외관으로 유명한 맛집 Le Moulin de la Galette, 샹송 가수들의 공연을 보며 식사를 하던 Cabaret Au Lapin Agile 등 다양한 스토리와 재미가 공존하는 몽마르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몽마르뜨 언덕의 랜드마크, 사크레쾨르 대성당
몽마르뜨의 구석구석을 재밌게 구경하고 마지막으로 시그니처라 불리는 사크레쾨르 대성당에 도착했다. 이곳은 1871년 프로이센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한 후 가톨릭 교도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지어진 성당이라 한다. 하얀 돔이 우아한 자태로 솟아 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운데 비잔틴 양식이라고 한다. 한국말로 성심당이라고 번역되어 외우기가 쉽다. 성당 앞으로는 잔디 언덕을 따라 계단에 수많은 사람들이 앉아 여유를 즐기고 있고 앞에서 음악 공연을 하기도 한다. 파리에서 유일한 고지대로 가장 높은 이곳은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언덕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덕 잔디에 누워 푸른 하늘과 파리 시내를 바라보면 온갖 근심걱정이 사라지는 듯하였다.
사크레쾨르 대성당에서 잔디 언덕을 따라 내려왔고 저녁 식사를 먹기로 하였다. 몽마르뜨 언덕 투어의 시작이었던 블렁슈 광장 근처 맛집을 둘러보다 우연히 이색적인 레스토랑을 발견했다. Pink Mamma 라는 곳인데 핑크색 외관과 옥상의 덩굴이 아름다워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오픈 30분전에도 웨이팅을 서는 사람들이 상당했다. 알고보니 우리나라 블로그에서도 몽마르뜨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예약줄과 비예약줄이 헷갈렷는데 정문을 기준으로 오른쪽이 비예약줄이었다. 이곳은 예약도 어려울 만큼 인기가 많은데 특히 3층의 식사 공간은 수풀이 어우러져 정말 근사한 공간이었다. 우리를 포함하여 비예약자들은 차례로 바 자리로 안내해주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파스타, 스테이크, 피자와 음료까지 총 78유로의 비용이 들었고 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환상적이었던 루브르 야경, 에투알 개선문
Pink Mamma에서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야경을 구경하기로 하였다. 낭만의 도시 파리는 낮이든 밤이든 각양각생으로 아름답다. 특히나 루브르 박물관은 피라미드 모형에 조명이 비추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황금빛 조명이 비추는 루브르 궁과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사람들은 사진을 찍기 바빴다. 멋스런 옛 프랑스의 궁전의 중심에 현대적인 건축미를 곁들인 유리 피라미드 구조물을 기획한 것이 너무나 조화로웠다.
다음으로 에투알 개선문을 보기 위해 이동하였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샹젤리제 거리를 따라 3km 정도를 걸으면 개선문으로 이어지는데 지하철로도 바로 갈 수 있어 지하철로 이동하였다. 샹송으로 유명한 샹젤리제 거리는 폭이 넓어 많은 차량과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고 가로수와 조명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에투알 개선문은 샤를 드골 광장 한복판에 위치한 거대한 개선문으로 프랑스 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에서 죽은 전사자들을 기리기 위하여 세워졌다고 한다. 개선문 안으로 들어가 높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전망대까지 입장이 가능한데 뮤지엄패스 소지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개선문 전망대에서는 샤롤 드골 광장에서 쭉 뻗은 각각의 거리들이 가로등과 함께 빛나는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지며 멀리 빛나는 에펠탑도 함께 볼 수 있다. 이곳에서 파리의 낭만에 다시 한번 깊게 빠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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