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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서유럽(영국,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한달 여행(9/13~10/12), #9. 로맨틱 니스 해변과 베르동 협곡 렌트카 여행

by Jped 202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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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니스 해변과 클럽 인 숙소 

9/23 우리가 도착한 니스는 아쉽게도 비가 오고 있었다. 휴양지에 왔는데 처음부터 비가 오니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새로운 도시의 설렘은 여전했다. 공항에서 숙소 근처까지 트램으로 연결되어 있고 길거리가 다 평지라서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오는데도 그리 힘들지 않았다. 비가 와서 그런지 니스 해변가 거리는 한산했고 덕분에 무탈히 숙소에 도착하였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는 CLUB INN 호텔이란 곳인데 1년 전에 아고다에서 예약하였고 3박에 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해변에서 가까운 호텔들은 워낙 비싸서 선택지가 없었고 이곳은 가성비 숙소로 인기가 많은 곳이었다. 무인으로 운영되고 관리가 레거시 호텔에 비해 관리가 좀 덜 되는 듯하였지만 지하에 주차도 가능하고 특별히 부족한 점 없이 가격 대비 매우 훌륭했다. 다만 3박 동안 머물면서 하우스 키핑 서비스가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 

 

숙소 근처 거리
CLUB INN 호텔

 

여행 중 도시를 이동하고 새로운 숙소로 옮겨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짐을 풀고 가벼운 마음으로 관광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우선 밀린 빨래감을 해치우려 코인 빨래방을 찾았고 Ma Laverie Shop 에 들렀다. 관광지라 그런지 빨래방에 사람이 워낙 많아 대기가 있을 정도였다. 점심을 가볍게 먹기 위해 근처 O'PIZZA 라는 곳에 들러 피자를 먹었는데 튀지지 청년이 운영하는 친절한 곳이었다. 다만 실수한 것이 메뉴판에 피자 한 조각씩 그림이 그려져 있어 슬라이스로 파는 줄 알았는데 주문하니 한 판을 구워주워 당황스러웠고 배터지게 먹었다. 맞은 편에는 Pharmacie Meyerbeer 라는 약국이 있어 들렀는데 약사 할아버지가 친절히 안내해주어 필요했던 바셀린 하나를 구매했다. 유럽에서 슬리퍼를 신고 오래 걸으니 뒤꿈치가 까져서 필요했던 참이었다. 

 

O'PIZZA
Ma Laverie Shop 빨래방
Pharmacie Meyerbeer 약국

 

거짓말처럼 화창해진 니스 해변

빨래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거짓말처럼 비가 개었다. 뭔가 날씨운이 우리를 돕는 듯 하였다. 니스에서는 무엇보다도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이 1순위였는데 얼른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해변으로 나가기로 하였다. 니스의 분위기는 우리나라 해운대와 닮았다. 넓은 해변이 아름답지만 대형 휴양도시 답게 해변가를 따라 수많은 상권이 밀집되어있고 유동인구도 많다. 또한 주변의 모나코, 칸 등의 도시로 함께 여행하기 위한 베이스 캠프 지역이기도 하다. 기대했던 니스해변은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모래가 아닌 자갈로 이루어진 해변이었는데 통영의 몽돌해변과 닮아있어 아름다웠다. 하지만 물장구 치고 놀기에는 거닐때 발이 아파 조금 불편해서 모래사장이 그리웠다. 

 

화창해진 니스 해변도로
니스 해변

 

날이 개긴 했지만 완전히 해가 들어온 것은 아니라 수온이 따뜻하진 않았다. 니스 바다에 담가 보겠다는 의무감과 설렘으로 벌벌 떨면서 물놀이를 하고 해변을 구경했다. 오전까지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는 않았고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책도 보고 음악도 들으며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해수욕을 마치고는 숙소로 돌아가 씻고 옷을 갈아입고 주위를 둘러보기로 하였다. 먼저 여행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I LOVE NICE 포토존으로 이동해 인증샷을 남겼다. I LOVE NICE 맞은 편에는 Bellanda Tower 라는 전망대가 있는데 드넓은 니스 해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엘리베이터도 운영하는 것으로 들었는데 우리가 갔을때는 늦은 오후라 운영하지 않았고 계단을 올라갔다. 올라갈 때마다 보이는 뷰가 더욱 장관인데 꼭대기인 Grand Panorama de Nice 까지 올라가면 니스 전역이 한눈에 보인다. 지중해의 푸른빛과 니스 해변을 한번에 조망할 수 있었고 1년 전에 찾았던 이탈리아의 아말피 해변과 닮아 있었다. 

 

I LOVE NICE
Bellanda Tower
Grand Panorama de Nice

 

환상적인 저녁 식사를 했던 Boccaccio 

해안가 산책과 구경을 마치고 좀더 내륙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해변가가 아닌 내륙쪽으로 걸으면 구시가지 상권이 밀집해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유명한 곳은 살레야 광장 꽃시장이다. 이곳은 세계 최초의 꽃시장으로 1860년대 철도가 발달하면서 지중해의 따뜻한 기후에서 자란 꽃들을 런던과 베를린 등의 산업 도시로 배달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며 발전하였다. 니스에서 카니발 기간 동안에는 귀에 꽃을 꽂지 않은 여성을 찾기 어려울 만큼 니스하면 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다만 오전에만 열리기 때문에 늦은 오후에 가면 꽃시장을 구경할 수 없었고 우리는 일단 거리만 익숙해지고 다음에 구경하기로 하였다. 니스는 특히 보라빛 라벤더 꽃으로 유명한데 관련하여 비누, 디퓨저 등 기념품 샵이 많아 구경하기 좋다. 좀더 걸으면 아폴로 신의 동상이 있는 분수대 Fontaine du Soleil 가 보이는데 이곳 앞이 바로 마세나 광장이다. 마세나 광장 근처로는 카페와 신고전주의 양식 건물들이 늘어서 화려하고 많은 행사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살레야 광장 꽃시장
라벤더 기념품 샵
Fontaine du Soleil
마세나 광장


마세나 광장을 지나 저녁을 먹을 식당으로 향했다. 니스 해안가 근처의 식당들은 워낙 값비싸고 인기 있는 곳이 많아 예약이 쉽지 않다. 구글 후기를 보고 Boccaccio 라는 식당을 예약하였고 9시30분으로 구글 예약을 해두었는데 막상 가니 점원이 안으로 들여보내주었다. 야외석 뿐만 아니라 실내에도 1~2층 자리가 굉장히 넓게 많아 수용이 넉넉한 곳이었다. 실내 분위기는 마치 5성급 호텔 레스토랑처럼 고급지고 친절했으며 우리는 바캉스의 도시 니스에 온 첫날이니 만큼 해산물을 먹고 싶었다. 해산물파스타, 문어 요리, 스팀 크랩을 시키고 샴페인도 2잔 마셨고 총 한화 21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절대 싸지 않은 가격이지만 유로화로 결제하니 돈 개념이 무뎌졌고 당시 분위기에 취하니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Boccaccio 외관
Boccaccio 실내
해산물 파스타
문어 요리
스팀 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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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카 타고 베르동 협곡으로 

니스에서의 근사한 첫날이 지나고 9/24 아침이 밝았다. 다행히도 화창한 날씨가 반겨주었고 오늘부터 차를 렌트하여 근교를 여행하기로 하였다. 오늘부터 모레까지 쭉 차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어서 3일간 렌트하기로 하였다. 우리가 예약한 업체는 Sixt 렌트카였고 9/24 오전에 니스역에서 대여하여 9/26 밤에 니스 공항1터미널에 반납하는 일정이었다. 프랑스는 우리 나라와 달리 수동 기어 변속차가 많고 오토는 구하기 어려운 편이고 값이 더욱 비싸다. 원래 저렴한 세단 오토차로 예약을 했지만 예약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니 이미 차가 없어 미니 쿠퍼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서비스가 다소 황당했지만 이곳의 시스템이 그런가보다하고 수긍하고 미니 쿠퍼를 3일간 렌트하기로 하였고 보증금까지 1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차는 캐리어를 넣기에 조금 비좁기는 하지만 뚜껑도 열리고 돌아다니기 안성맞춤이었다. 

 

니스 기차역
렌트카

 

렌트카를 타고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바로 베르동 협곡이다. 니스 근교 투어 중에 가장 멀리 가야하는 곳이고 날씨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곳이라 날좋은 오늘 다녀오기로 하였다. 차로 2시간 반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네비게이션 어플로는 파리에서 몽생미셸 투어 가이드님이 소개해준 Waze 어플을 사용하였고 한글 설명도 잘나오고 실제 써보니 구글보다 훨씬 편리했다. 나중에 스페인 남부에서 운전할 때도 Waze 를 사용하였다. 운전은 크게 한국과 다른 것이 없었지만 고속도로 입구에서 큰 일이 날뻔하였다. 우리나라처럼 톨게이트 입구가 하이패스와 카드 결제가 구분되어 있는데 잘못하여 하이패스 결제로 들어갔더니 차단기가 안 올라가 벨을 눌러 안내원과 통화하였더니 뒤로 가라는 것이었다. 벌금을 물더라도 통과시켜줄거라 생각했는데 후진을 해야해서 정말 위험했다. 

 

베르동 협곡
페달 보트 선착장
베르동 협곡

 

도착한 베르동 협곡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길이 25km, 높이 700m 에 달하는 거대한 협곡을 따라 베르동강이 흐르고 있고 청록색으로 빛나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큰 다리 밑에 있는 선척장에서 페달 보트를 대여하여 구경할 수 있고 비용은 시간당 25유로이다. 생각보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고 여유롭고 정말 평화로운 곳이었다. 실제로 가보지는 못했지는 중국의 장가계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트를 타다가 강물에 뛰어들어 몸을 담그는 사람도 많다고 하여 여벌 옷을 준비해 왔는데 맑은 날씨지만 꽤나 쌀쌀해 물에 들어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나중에 더운 날씨에 다시 오게 된다면 풍덩 뛰어 들면 정말 시원할 것 같다. 

 

 

샤갈의 숨결이 머무는 곳, 생폴드방스

베르동 협곡을 구경하고는 다시 니스를 향해 떠나기로 하였고 중간에 생폴드방스라는 마을에 들르기로 하였다. 생폴드방스(Saint-Paul-de-Vence)는 유서 깊은 중세 마을 중 하나로 근대와 현대 미술을 전시하는 박물관 및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처음 들어본 마을이었지만 사람들 후기가 좋아 렌트카를 타고 떠났다. 날씨가 워낙 화창하고 공기가 좋으니 렌트카 루프를 열고 달리니 상쾌하고 모든 근심걱정이 날아가는 듯 하였다. 중간에 LTE가 잘 안터지는 구역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지역이 Waze 어플을 이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고 음악도 들으며 신나게 달려왔다. 

 

생폴드방스 성 입구
생폴드방스 성 내부 거리

 

도착한 생폴드방스는 너무나 아름다운 성이었다. 언덕 위 요새에 위치하여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동화 속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성의 위치만 다르지 내부는 마치 몽생미셸과 닮아 있었다. 중세 시대의 성과 마을의 구조가 이런 듯하다. 마을 곳곳의 거리는 수많은 돌로 바닥으로 다져있고 계단과 집도 벽돌로 지어져 있다. 미로 같은 마을을 거닐다보면 여러 작고 아기자기한 전시실과 박물관이 보이고 전통있는 레스토랑이 있다. 해가 지고 가로등이 비추니 생폴드방스의 거리는 더욱 아름다웠다. 걷는 것만으로도 마치 디즈니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하고 판타지 세계 속에 있는 듯한 비주얼이 눈 앞에 펼쳐졌다. 이곳은 마르크 샤갈을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들이 몸담고 그 느낌을 예술로써 표현한 장소라 한다. 실제로 마을의 꼭대기에 위치한 공동 묘지에는 샤갈의 무덤이 자리잡고 있어 그가 얼마나 이곳을 아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샤갈의 무덤, 공동묘지 안에 위치한다

 

저녁 무렵 돌아본 생폴드방스는 너무나 낭만적이다. 니스로 떠나기 전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레스토랑을 둘러보았고 성 입구에 위치한 Restaurant Le Tilleul 란 곳을 찾았다. 식당 테라스 자리 뿐만 아니라 길 맞은 편에도 실외 테이블이 우아하고 고급지게 놓여져 있었다. 다소 쌀쌀한 저녁이었지만 담요를 덮고 밖에서 근사한 식사를 하고 있는 서양인들이 많았다. 나무 아래로 떨어지는 포근한 조명빛이 떨어지는 것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해 주었다. 테라스에 위치한 자리에 앉은 우리는 새우 리조또, 비프 타르타르에 샴페인과 주스를 마셨고 13만원 정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비프 타르타르는 느끼하고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새우 리조또가 너무 맛있었다. 딱히 음식을 먹지 않더라도 샴페인 한잔에 배가 부를 것 같은 공간이었다. 그렇게 니스 렌트카 여행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Restaurant Le Till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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