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뇌전증을 간질이라는 부정적 표현으로 부르기도 하였다. 뇌전증은 치매, 뇌졸증과 함께 3대 뇌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병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뇌전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반복적으로 발작이 나타나는 질환을 의미하는데, 발작이란 사람 뇌에서 신경세포의 비정상적인 전기 활동으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을 통틀어 일컫는다. 뇌전증은 모든 연령에서 발병이 가능하나, 20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이 전체 뇌전증 환자의 20%를 차지할 만큼 소아에서의 유병률이 상당히 높다. 이는 뇌와 신경의 발달이 아직 진행중이며 생리적으로 미숙한 소아의 특성에 기인하며, 그 외 신생아기의 저산소성 허혈 뇌증, 중추신경계 감염, 염색체 및 유전자 질환, 외상에 의한 뇌 손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이 가능하고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상당수이다. 뇌전증 뿐만 아니라 소아에서 자주 발생하는 열성 경련은, 부모들이 처음 마주했을 때 쉽게 당황하게 되며 뇌전증과 혼동하여 걱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뇌전증은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할까?
특별히 문제 없이 잘 지내던 아이가 발작을 처음 경험하게 된다면 병원을 찾아 적절한 문진과 검사를 받아야 할 것이다.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며 입맛을 다시거나 옷을 만지작거리는 것 같은 반복적인 움직임을 보이거나, 발작을 의심할 만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지만 자주 멍해지며 짧지만 일상생활의 공백이 발생한다고 의심되는 경우에 병원을 찾아야 한다. 목격자나 보호자가 관찰한 증상을 설명해주면 더욱 도움이 된다. 1회의 발작으로 뇌전증을 진단하지는 않으며, 24시간 이상의 간격으로 2회 이상 발작이 발생하면 뇌전증으로 진단하고 약물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1회의 발작이라도 뇌파 검사를 통해 특징적인 뇌전증 파형이 관찰된다면 뇌전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또한 혈액 검사를 통해 전해질 불균형, 산염기 이상, 요독증 등 다른 신체적 요인으로 인한 발작 가능성이 배제되어야 한다. 뇌 MRI 검사는 뇌의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여 뇌전증의 원인을 알기 위한 필수검사이다.
뇌전증으로 진단하게 되면 우선적으로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항뇌전증약을 복용하며 초기에는 한가지 종류로 소량씩 점차 증량하다가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다면 약제를 추가하거나 변경한다. 소아청소년을 기준으로 70%는 약물치료만으로 발작의 조절 또는 완전한 호전이 가능하며, 약물치료 시행후 1~2년 동안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뇌전증 환자의 60~70%에서 성공적으로 약물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 이렇게 약을 중단하고도 발작이 2~3년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면 비로소 뇌전증에서 해방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러한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난치성 뇌전증이라고 불리우는데, 케톤 생성 식이요법과 뇌전증 병소를 직접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절제술, 미주신경 자극술 등의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열성 경련은 뇌전증으로 진행될까?
많은 부모들이 열성 경련과 뇌전증을 동일시하여 당황하고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열성 경련은 소아에서 가장 흔한 발작 질환으로 생후 9개월에서 5세 사이의 소아에서 3~5% 정도 발생한다. 뇌전증과 달리 열성 경련은 고열이라는 뚜렷한 유발 요인과 함께 사지가 뻣뻣해지고 떨리는 전형적인 양상을 보이게 된다. 5분 미만의 짧은 시간 동안 관찰되는 단순 열성 경련은 뇌전증과 관련이 없지만, 경련이 15분 이상 지속되거나 하루에 수차례 발생하는 복합 열성 경련의 경우에는 나중에 뇌전증으로 진행될 확률이 비교적 높다. 따라서 병원에서도 열성 경련으로 내원한 환자 중에, 복합 열성 경련의 형태를 보이는 경우에는 뇌파검사를 시행하여 뇌전증 파형을 관찰하게 된다.
열성 경련의 응급 처치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가장 많이 보는 케이스 중에 하나가 바로 열성 경련이다. 열나면서 경련을 하는 것인데 보통 이를 경험하는 보호자들은 처음인 경우가 많고, 처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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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을 앓고 있는 환아들이 건강한 일상 생활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보호자의 감독 없이 혼자서 수영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의 행위는 발작이 발생할 경우 심각한 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삼가해야 한다. 평소 학교에서 선생님이나 주위 친구들에게 뇌전증 환자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알려, 혹시 모를 발작 상황에 순조롭게 대처하여야 한다. 발작으로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먼저 호흡을 확인하고 다치지 않도록 주위 장애물을 치우고, 편히 호흡하도록 꽉 끼는 단추나 벨트를 풀어주며, 고개를 옆으로 돌려 입안의 내용물이 기도로 넘어가 흡인되지 않도록 하고, 발작이 지속된다면 119에 연락하여야 한다. 일상의 대처와 꾸준한 약물 치료로써 뇌전증은 치료가 가능하며, 부모 역시 지나친 걱정보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 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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