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M 항공과 함께한 대장정의 시작
인생에서 조금 더 바빠지기 전에 굵직한 쉼표를 남기고자 하였다. 1년 전부터 서유럽 여행을 계획하였고 가능한 오래 다녀오고 싶었고 일정이 맞아 9/13 ~ 10/12 한 달간의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런던을 첫 도시로 여행하고 파리로 이동하여 프랑스 남부, 스페인, 포르투갈을 순차적으로 여행하기로 하였다. 여행을 하는 기간 중 계속 추워지는 계절이기에 처음에는 서늘한 나라부터 여행하고 점차 따뜻한 나라로 이동하는 것으로 루트를 짰다. 각 나라 및 도시 마다 이동하기 위한 항공편, 숙박, 여러 관광지 티켓을 비롯하여 준비할 것이 무척 많았고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아쉬운 것 투성이었다.
9/13 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바로 공항버스에 탑승하여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만약 비행기를 놓치면 추석 연휴로 인해 다시 좌석을 확보하기 어렵고 한 달간의 긴 여정을 망칠 수 있기에 별일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KLM 항공은 네덜란드 국적기로 처음 이용하는 항공사였다. 국적기답게 서비스가 훌륭했고 기내식으로 나오는 비빔밥도 고추장에 비벼 맛나게 먹었다. 프리로 제공되는 맥주와 위스키도 긴 여정의 설렘을 더해주었다. 13시간이 넘는 비행 후 졸린 눈을 비비고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하였다.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가는 KLM 항공을 타기 위해 2시간 정도 경유를 위해 대기하였는데 이곳부터 정말 유럽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은 물론이고 동양인조차 찾기 어려운 낯선 환경에서 이상한 해방감을 느꼈다.
드디어 도착한 첫 도시, 런던
런던은 한국보다 9시간이나 늦어 20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왔음에도 아침이었다. 흔히 알던 비오고 우중충한 런던이 아닌 햇살 가득 화창한 런던이 마주해주었다. 히드로 공항에서 패딩턴역으로 엘리자베스 라인을 따라 직행으로 전철이 연결되어 편하게 왔다. 런던은 금융의 나라답게 교통카드를 트레블월렛으로 이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는데 엘리자베스 라인부터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도착한 패딩턴역은 낡았지만 런던의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숙소로 잡은 더타워호텔로 향하기 위해 패딩턴역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타워힐(Tower Hill)역까지 이동하였다. 한 달치 캐리어 짐이 무거워 힘들었지만 무사히 숙소에 도착하니 거사를 치른 듯했다. 3시부터 체크인이 가능하여 일단 짐을 맡기고 주위를 둘러보고 식사를 하고 오기로 하였다. 비행기에서 새우잠을 자고 시차에도 적응되지 않아 피곤하였다. 숙소로 잡은 더타워호텔 앞으로 그 유명한 타워 브릿지(Tower Bridge)가 이어졌고 건너편의 시청사는 현대적인 느낌을 물씬 풍겼다. 화창한 햇살이 비추는 템스강(River Thames)을 따라 런던 시내 구경을 시작했다
먹거리 천국, 버로우 마켓
배를 채우기 위해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신선하고 다채로운 식자재를 팔고 각종 꽃과 와인, 치즈, 디저트, 다양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토요일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았고 걷기 힘들 정도였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파에야를 먼저 먹어보기로 하였다. 엄청 큰 냄비에서 파에야를 대량으로 만들고 있었고 비주얼에 압도되었다. 한국돈 18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한 접시 먹었고 매콤하니 입맛에 잘 맞았다. 추후 스페인, 포르투갈에 접한 파에야와 맛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광장시장 느낌의 이곳에서는 눈 돌아가는 먹을거리가 정말 많았다. 여러 고민하다가 대형 사이즈의 굴에 눈길이 갔다. S, L, XL 사이즈 별로 생굴을 판매하였고 XL 사이즈는 살면서 처음 보았다. 성인 손바닥 보다 큰 사이즈에 눈길이 가서 한번 먹어보기로 하였다. XL 사이즈 굴 2개와 샴페인을 주문하였고 한국돈 33000원 정도의 비용이 나왔다. 생굴에 레몬을 얹어 상큼함을 더했고 샴페인과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비싸지만 무척 행복한 기억이었다. 이후에는 Nana Fanny's 란 곳에서 Salt beef 버거를 먹었는데 고기가 너무 짜서 입맛에 맞지는 않았다.
빌스 레스토랑, 밀레니엄 브리지, 세인트 폴 대성당
버러우 마켓을 떠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우연히 빌스 레스토랑(Bill's restaurant)을 발견하였다. 이곳은 영국의 대표적인 체인 레스토랑으로 모던 유러피언 메뉴로 사랑받는 곳이라 한다. 펜케이크를 여러겹 쌓아올린 비주얼에 매료되어 이전부터 먹고 싶었는데 마침 잘되었다고 생각했다. 펜케이크, 아보카도 토스트, 시그니처 맥주, 커피를 주문하여 정말 배터지게 먹었고 한국돈 6만2천원 정도 지불하였다. 햇살 비추는 야외 자리에 앉고 싶었지만 식당 안밖에 모두 사람이 많아 겨우 자리잡고 먹을 수 있었다.
배부르게 먹은뒤 다시 숙소로 걸어서 이동했다. 템스강을 따라서 산책길이 잘되어있어 도시 구경을 하며 한적히 걸었고 중간 중간 런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멀리 영국의 최고층 빌딩으로 유명한 더샤드 빌딩이 보였고 여러 역사를 지닌 다리들을 지나쳤다. 밀레니엄 시대를 열며 런던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보행자 전용 다리로 유명한 밀레니엄 브리지(The Millennium Bridge)를 건너 세인트 폴 대성당에 도착하였다. 하얗고 웅장한 외곽 건축에 매료되었으나 실내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이곳은 세비야 대성당,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과 함께 유럽의 3대 대성당으로 불린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른 2곳은 들어가보았는데 이곳만 실내를 들어가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에 남는다.
최고의 타워 브리지 뷰, 더 타워 호텔
템스강을 따라 30분 정도 걸으니 숙소에 도착했다. 예약한 숙소는 더타워호텔(The tower hotel)로 4박5일 묵을 계획이었고 1년전에 아고다에서 한화 125만원 정도에 예약했다. 가구와 화장실 등 설비가 노후화되어 아쉬움이 있었지만 창문으로 타워브리지와 템스강이 바로 보이는 뷰는 끝내주었다. 7층에 위치한 우리의 룸은 마치 80년대 할리우드 영화 속 한 장면의 스튜디오 같은 느낌이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산뜻하게 샤워를 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다시 런던 구경을 나섰다. 해가 지는 빅벤의 풍경, 조명이 비추는 런던 아이를 보니 우리가 정말 런던에 왔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맑고 시원한 공기를 맡으며 템스강변을 따라 걸으며 런던을 느꼈고 한 달 유럽 여행의 첫날을 마무리 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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