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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서유럽(영국,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한달 여행(9/13~10/12), #13. 쇼핑의 천국 바르셀로나

by Jped 2025.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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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의 꿈을 집대성한 구엘 공원

9/29 일요일 새벽 동이 텄다. 오늘은 새벽부터 구엘 공원을 구경하기로 한 날이다. 이곳은 부호 구엘이 가우디를 후원하여 조성한 미완성의 유토피아이다. 원래는 60가구의 주택 단지를 조성하고자 하였으나 1차 세계 대전으로 중단되고 가우디가 구엘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광장으로 설계해냈다. 바르셀로나 북쪽 언덕에 위치한 구엘 공원은 원래 오전 9시30분부터 개방인데 우리는 가우디 메스를 발급받아 미리 입장할 수 있었다. 이 입장권은 바르셀로나 시민을 대상으로 주요 문화 시설 할인과 무료 입장을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당일 자정에 온라인으로 예약하고 7시 정도에 입장하였다. 구엘 공원 내부에는 산책을 하는 시민 몇명 말고는 정말 아무도 없었다. 이곳저곳 자유롭게 둘러보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무척 편했지만 너무 조용하니 관광지 느낌이 안나서 아쉬움도 있었다. 

 

구엘 공원 가는 골목
조각상의 계단, 이포스틸라 홀
나투라 광장
경비 초소(좌), 관리실(우)

 

알면 알수록 가우디의 건축은 정말 신기하고 철저했다. 꼭대기에 위치한 나투라 광장에는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이어진 벤치가 광장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데 배수 구멍이 설치되어 비가 내리면 벤치를 씻고 광장 아래 기둥으로 흘러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나투라 광장은 이포스틸라 홀의 웅장한 기둥 숲으로 지지되어 있고 앞에는 조각상의 계단이 장엄하게 펼쳐진다. 조각상의 계단에서 가장 유명한 조형물인 '도마뱀 분수' 는 신화 속 불의 정령인 살라만더를 표현한 것이라 한다. 정문에는 카사 바트요를 연상케하는 구불구불한 실내 천장이 인상적인 경비 초소가 있고 십자가를 세운 관리실이 있다. 마치 동화 속의 공원에 들어온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신기한 공간이다. 스팟 구석구석 건축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며 천천히 구엘 공원을 관람하다보면 가우디는 정말 천재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나투라 광장 벤치
도마뱀 분수

 

바르셀로나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벙커 

구엘 공원을 신나게 구경하고 다음으로 벙커로 이동하였다. 벙커(Bunkers)는 1936~1939년 스페인 내전 시절에 전투를 위해 사용된 공간인데 현재는 해 질 무렵 야경을 보러오는 사람들로 붐비고 연인들의 아늑한 데이트 장소로 인기있는 곳이다. 다만 특별한 시설이 없는 공터로 치안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밤에는 조심히 오는 것이 좋다고 하며 우리는 아침에 방문하여 술에 취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구엘 공원을 나와 동쪽으로 골목을 따라 좀 걷고서는 언덕을 오르는 버스에 탑승하면 벙커 입구에 내릴 수 있다. 아침이지만 구름 한점없이 이미 해는 중천에 떠있었고 계단을 오르느라 더웠지만 서서히 드러나는 바르셀로나 시내의 광경에 맘이 탁 트였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듯하였다. 

 

벙커로 가는 버스 정류장
벙커로 올라가며 보이는 바르셀로나 시내
벙커 초입구

 

시내 뷰를 보며 계단을 걷다보니 어느새 정상이 보였고 알록달록한 문구와 장식으로 도배된 벽들이 보였다. 벙커에 도착한 것이었다. 벽돌로 만들어진 요새 안에서는 총들고 적과 싸우는 영화속 모습이 상상이 되었다. 그러한 비운의 시대를 지우기 위해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문구와 그림으로 공간을 꾸며놓은 듯 하였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벙커의 풍경과 멀리 보이는 바르셀로나 시내, 더 멀리 보이는 지중해 바다의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몬주익 언덕에서는 바다와 시내가 반대편으로 나눠서 보아야 했다면 이곳에서는 둘다 한번에 눈에 담을 수 있었다. 거대한 바르셀로나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스팟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비치는 태양과 파란 하늘도 너무나 아름다웠다.  

 

벙커에서 보이는 바르셀로나와 지중해

 

바르셀로네타 해변 수영장

구엘 공원과 벙커 관광을 마치고는 숙소로 복귀하였다. 이른 새벽부터 돌아다녀서 피곤하던 찰나에 휴식을 좀 취한뒤 수영복을 챙겨 해변으로 가기로 하였다. 도시와 휴양지의 경계가 따로 없는 바르셀로나는 해변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은 도시이다. 벨 항구 지나서 위치한 바르셀로네타(Barceloneta) 해변은 지중해를 끼고 있는 모래 사장이 아름답고 도심과 가까워 휴양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또한 해변에는 Club Natació Atlètic-Barceloneta 라는 스포츠 클럽이 있는데 대형 수영장과 피트니스 센터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는 이곳에 입장하여 수영장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깊이 3m의 수영장부터 유아용 수영장까지 여러 수영장이 있고 선베드도 여유로워 수영하며 휴식을 취하기 좋은 곳이다. 

 

Club Natació Atlètic-Barceloneta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곳은 정말 환상적인 곳이다. 내가 만약 이곳에 살았다면 매 주말마다 찾을 것 같다. 헬스, 테니스, 수영 등 하고 싶은 운동을 자유롭게 바닷바람을 맞으며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수영을 몇번하니 체력이 딸려 힘들었는데 그런 티도 안내고 수십분동안 수영하는 사람들도 많아 존경스러웠다. 수영장 바깥쪽 한켠에는 바르셀로네타 해변으로 통하는 출입구가 있어 왕래가 가능하다. 이 해변은 특이한 것이 누드비치라 정말 발가벗은 사람들이 몇몇 있다. 수영장에서도 선베드에서 쉴때 아예 다벗고 자유를 느끼는 사람들이 몇명 있었는데 그리 많지는 않았다. 이곳사람들은 남의 시선보다 현재의 날씨와 자유를 맘껏 만끽하고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바르셀로네타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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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에서 맛본 삼겹살

바르셀로네타 해변에서 모처럼 휴양을 즐기고서는 근처 Ciutadella Park 란 곳으로 이동하였다. 지도를 보고 우연히 가본 곳인데 굉장히 크고 즐길 거리도 많아 인상적인 곳이었다. 이곳은 1800년대 후반에 조성된 공원으로 동물원, 보트를 탈 수 있는 호수, 화려한 박물관, 산책로가 있어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작은 호수가 2군데 있는데 하나는 황금색 페인트가 칠해진 넵튠 조각상이 있는 몽환적 호수이고, 다른 한군데는 보트를 타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원의 건축과 분위기는 아랍풍의 느낌이 물씬 풍겼다. 보트는 2명이서 30분에 7유로의 가격으로 탈 수 있는데 연인이나 가족과 노를 저으며 분위기를 내기 좋다. 

 

Ciutadella Park
호수에서 보트를 대여해 탈 수 있다
개선문

 

공원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고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늘도 역시 한식을 먹고자해서 찾던중 SEOUL NADRI(서울나들이)란 고깃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Ciutadella Park 공원을 나와 북쪽으로 걸으면 1888년 만국박람회의 정문으로 쓰였던 개선문이 나오는데 이곳을 지나 꽤나 걸어 식당에 도착하였다. 도착한 식당에는 생각보다 사람이 정말 많았고 한국인 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많았다. 다행히 자리가 있어 착석했고 삼겹살을 시켰는데 완벽하게 한국의 느낌과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불판부터 된장찌개까지 이곳이 바르셀로나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또한 소맥세트가 있어 인상적이었는데 350ml 작은 맥주1병과 소주 2잔을 합쳐서 팔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맥주보다 한국 소주가 희귀해 더 비싸게 팔리는 것 같았다. 센스있는 메뉴와 분위기는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밤을 더욱 행복하게 해주었다. 

 

SEOUL NADRI 서울나들이
소주잔 2개 + 맥주 1병, 소맥 세트

 

문화적 자부심이라 불리는 카탈루냐 음악당

9/30 월요일 아침이 되었고 오늘은 바르셀로나 마지막 날이다. 낮 동안 시내를 더 둘러보고 저녁 비행기로 그라나다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오전에는 카탈루냐 음악당에 가보기로 하였고 오전 10시 입장권을 미리 2인 5만7천원에 예약해두었다. 숙소에서 음악당으로 가던 중 골목 한켠에 멋진 벽화를 발견하였다. 키스벽(The Kiss of Freedom)이라 불리는 곳인데 2014년에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행복한 순간을 담았던 수많은 사진을 모어 벽화로 만든 것이다. 멀리서 보면 두 입술이 키스하는 모습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또다른 사연이 담긴 사진들이 보인다. 우리가 사진을 찍던 중에 어떤 사람이 우리를 사진찍어서 신문기사의 한 장면처럼 인쇄해주었는데 이런걸 받으면 보통 돈을 요구한다는데 우리는 별말없이 받아서 뭔가 좀 이상했다. 

 

키스벽 (The Kiss of Freedom)
카탈루냐 음악당
1층 객석에서, 노래 연습중이었다
2층 객석에서
살라 루이스 밀렛 홀

 

파리에 오페라 가르니에가 있다면 바르셀로나에는 카탈루냐 음악당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곳은 외관부터 무척 화려했고 입장 후에 계단, 내부 관람석과 무대가 너무나 고급진 모습이었다. 우리가 갔을 때 노래연습을 하는 사람들을 우연히 보았는데 성량이 정말 대단했다. 공연장 구석수석에 스토리와 대단한 건축기법이 녹아들어 있었고 19세기 중반 철강산업과 무역업으로 부를 축적한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문화 부응의 의지와 기품을 느낄 수 있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 한켠에는 살라 루이스 밀렛 홀이라는 공간이 있는데, 철제 샹들리에와 깨진 타일 조각으로 모자이크 기법으로 장식된 기둥과 벽들이 인상적이다. 카탈루냐 음악당 구경을 마치고는 하나식당이라는 곳에서 돌솥비빔밥과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스페인 다른 소도시로 넘어가면 한식당이 별로 없어 이곳에서 마지막 한식을 또 먹게되었다. 

 

하나식당

 

쇼핑의 천국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에서 마지막 오후 일정을 남기고 그라시아 거리로 이동하였다. 세계 유수의 건축 작품이 거리마다 줄 서있고 수많은 쇼핑과 호텔이 위치하여 워낙 둘러볼 곳이 많다. 스페인은 프랑스 못지 않게 패션으로 유명한 나라이다. 자라(ZARA), 마시모 두띠(Massimo Dutti), 캠퍼(Camper) 등 우리나라에서 매우 유명한 패션 브랜드의 본거지이다. 그라시아 거리에는 이러한 브랜드 옷가게가 화려하고 옛스런 외관의 멋진 건물에 중간중간 위치하고 있다. 외국에서 구매한 물품에 대해 일정 가격에 Tax refund이 가능한데 스페인은 세금 환급 비율이 높은 편이고 물가도 저렴하여 쇼핑하기 정말 좋다. 구경하던 중 Massimo Dutti 에서 마음에 드는 가죽자켓이 있어 구매하였고 Tax refund 까지 받으니 한국에서보다 30% 이상 싸게 구매하였다. 바르셀로나에 온다면 한번쯤은 쇼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추천한다. 

 

H&M
ZARA
Massimo Dutti
레고샵

 

유럽은 유명 도시마다 레고샵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도 그라시아 거리 한복판에 레고샵이 있어 들렀는데 정말 멋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고는 단연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본뜬 레고였다. 어렸을적이라면 구매하고 싶었을텐데 나이가 드니 그냥 완성된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게 되는 것 같다. 바르셀로나 시내 구경을 마치고는 다시 숙소로 이동하였고 첫날에 온 것처럼 다시 카탈루냐 광장으로 이동하여 공항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8시30분 부엘링 항공을 타고 10시경 그라나다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탑승을 앞두고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먹었는데 그리 비싸지는 않았고 스위스에서 먹었던 것의 거의 절반 가격이었다. 

 

바르셀로나 공항
버거킹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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