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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서유럽(영국,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한달 여행(9/13~10/12), #19. 푸른빛 아줄레주로 꾸며진 포르투

by Jped 2025.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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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릭스 버스를 타고 포르투에 도착하다

10/8 화요일 새벽 동이 트고 우리는 서둘로 짐을 챙겨 이동했다. 우리는 리스본에서 포르투로 향하는 7시30분 플릭스 버스(FlixBus)를 이용할 예정이었고 한국에서 미리 앞자리로 2인 5만5천원에 예약하였다. 첫날처럼 지하철을 타고 Oriente 역으로 이동하였고 역사에서 내리면 수많은 플릭스 버스 노선과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다. 워낙 버스 노선과 정거장이 많아 헷갈릴 수 있으니 충분히 여유를 갖고 도착하여 대기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행기와 달리 유럽에서 버스를 타고 밑에 캐리어를 보관할 때는 훔쳐가는 경우가 있어 자물쇠를 꼭 챙기라는 얘기를 들어서 캐리어 2개를 묶어서 보관하였다. 안전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자물쇠를 걸 정도로 주의하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약 3시간 정도가 흐른 뒤 잠에서 깨어나보니 포르투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Oriente 역으로 이동하는 지하철
플릭스 버스

 

포르투 터미널에서는 바로 우버를 불러 숙소로 이동하였다. 예약한 숙소는 The House of Sandeman 라는 3성급 호텔이었고 2박에 28만원의 비용으로 예약하였다. 가보니 호텔이라기 보다는 아주 잘 관리된 게스트하우스 느낌이었다. 편한게 앉을 수 있는 쇼파와 테이블로 안락했던 라운지 바에서는 창가에서 도루강이 바로 보인다. 객실 종류는 여러 타입이 있는 것 같은데 우리는 라운지 바로 옆에 위치한 객실이었고 넓고 탁트인 전망에 감탄했다. 다만 엘리베이터는 없어서 너무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오면 계단을 올라오기가 좀 힘이 들수는 있다. 날씨가 좋다면 호텔 앞 마당에서 맥주축제가 열리고 같은 건물에 있는 와인 창고도 비용을 내고 구경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창가 바로 앞으로 펼쳐지는 도루강 뷰와 동 루이스 다리와의 가까운 접근성으로 훌륭한 숙소였다. 

 

The House of Sandeman
라운지 바

 

조앤 롤링이 해리포터를 집필했던 Majestic Café

숙소에 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포르투에 왔다면 이곳의 향토음식을 먼저 맛볼만도 하지만 이곳의 한식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났다. 숙소에서 동 루이스 다리를 건너 빨래방을 찾아다니다가 온도(Ondo)라는 한식당을 발견하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포르투갈은 거주하는 한인들이 적고 인프라도 부족하여 한식당을 찾기가 쉬운 편은 아니다. 낯선 골목을 구글맵을 따라 걷다가 작은 식당을 발견하고는 들어갔다. 흐린 날씨에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곳을 들어가니 너무 반가웠고 손님들도 한국인들이 많았다. 국민 메뉴인 제육볶음과 김치찌개를 주문했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유럽 여행이 거의 한달이 다되어가는 무렵 한식이 거의 매일같이 생각이 났고 이곳에서 마지막 한식을 먹었던 것 같다.  

 

한식당, 온도
제육볶음, 김치찌개

 

포르투의 첫날은 흐린 하늘의 연속이었다. 빗방울이 점차 굵어지더니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산뜻하고 쾌적한 여행은 힘들겠구나 내려놓기로 하였다. 먼저 포르투의 랜드마크 카페로 불리는 Majestic Café 에 가보기로 하였다. 1921년 오픈하여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이 카페는 해리포터의 작가인 조앤 롤링이 이곳에 앉아 집필했다고 하여 더욱 유명해졌다. 걷다가 골목 모퉁이에는 매시간마다 음악과 함께 오르골이 움직이면서 시간을 알려주는 유명한 시계탑 명소인 Orologio con movimento e personaggi 를 지나쳤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도 도착한 Majestic Café 는 대기가 길었다. 외관도 화려했지만 실내는 더욱 우아하고 고급스러웠다. 한가운데서 피아노 연주를 해주고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고 직원들은 너무나 친절했다. 시그니처 메뉴라는 봄봄커피와 맥주, 프렌치 토스트를 주문하였고 22유로의 비용이 들었다. 토스트는 촉촉하고 바삭하고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Orologio con movimento e personaggi
Majestic Café

 

비오는 포르투의 밤을 달래준 파두 공연

어느덧 저녁이 다되었고 날씨도 좋지 않아 더이상 돌아다니기 어려웠다. 실내에서 공연을 보면 좋겠다 생각했고 포르투갈에서 유명한 파두 공연을 보기로 하였다. 도루강을 따라 숙소 옆에는 여러 파두 공연장이 있어 특별한 예약없이 바로 방문하여 관람할 수 있었다. 파두(Fado)는 음악과 시가 결합된 포르투갈의 전통 공연으로 기타리스트의 반주에 맞춰 솔로가수가 서정적 노래를 부르는 형태이다. 세비야의 플라멩고는 흥겨운 멜로디의 기타 선율에 얹어진 댄스라고 한다면 포르투갈의 파두는 서정적 기타 선율에 얹어진 깊이 있는 보이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공연장은 역사가 오래된 듯하였고 테이블에 앉아 제공된 와인을 마시며 바로 앞에서 관람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연주하는 그들의 공연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고 비가 오는 날씨에 더욱 구슬프게 들렸다. 

 

Cais do Fado 공연장

 

1시간 남짓한 공연이 끝나고는 저녁을 먹으러 갔다. 도루 강변에는 맛집 레스토랑이 가득한데 숙소에서 강 반대편에 있는 Muro do Bacalhau 라는 식당을 찾아갔다. 성곽모양의 외관에서부터 이색적인 느낌을 받았고 2층에서 바라본 뷰가 멋질 듯해서 들어갔는데 자리가 꽉차서 웨이팅하였고 겨우 1층 실내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내부 공간도 중세 성처럼 꾸며져 고풍스런 느낌을 받았고 구글 리뷰를 보고 메뉴를 주문하였다. grilled cuttle fish(갑오징어), duck rice, beef steak 와 음료를 시켜 배불리 먹었고 총 57유로의 비용이 나왔다. 만족스런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밖에 나오니 하늘은 더욱 험학해져 있었다. 마치 폭풍우가 내리치는 것만 같았다. 포르투는 대서양과 거의 맞닿은 지역이라 바닷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 같았다. 휘몰아치는 비바람을 뚫고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고 안전히 휴식을 취하기로 하였다. 

 

Muro do Bacalhau
grilled cuttle fish (갑오징어)
beef steak
duck rice
비바람이 몰아치는 동 루이스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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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빛 아줄레주로 꾸며진 포르투

10/9 포르투의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우리 숙소 The House of Sandeman 는 조식마저 완벽했다. 쪽지나 QR을 통해 메뉴를 선택하면 그에 맞게 주방에서 세팅해주시고 기본적인 빵과 음료는 마음껏 먹을 수 있다. 팬케이크, 스크램블 등을 추가 선택해서 먹었는데 퀄리티가 너무 훌륭했다. 푹풍우가 몰아친 어젯밤과 다르게 오늘 아침은 고요하긴 했지만 흐린 하늘이 여전했다. 걷고 있으면 기분 나쁜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방수가 되는 추리닝 옷으로 편하게 입고 돌아다니기로 하였다. 가장 먼저 포르투 대성당을 찾았고 입장료는 1인 3유로였다. 동 루이스 다리를 건너서 꽤 많은 언덕을 올라 높은 곳에 위치한 대성당은 요새를 연상시키는 내부와 고딕 양식의 회당이 돋보이는 곳이다. 또한 포르투갈 특유의 푸른빛 도자기 타일 양식인 아줄레주로 꾸며져 있어 아름다운 곳이다. 대성당 꼭대기는 포르투가 한눈에 보이는 명소였는데 날씨가 흐려 아쉬웠다. 

 

숙소 조식
선택 주문한 펜케이크
포르투 대성당
고딕 양식의 회당
성당 곳곳에 장식된 아줄레주
꼭대기에서 바라본 포르투 전경

 

포르투 대성당 구경을 마치고는 도심으로 더욱 이동하였다. 굽이진 길을 걷고 걸어서 카르무 성당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성당 2개를 연결한 바로크 양식의 성당인데 측면의 아줄레주 장식으로 유명하다. 신호등 뒤로 보이는 푸른빛 아줄레주의 향연은 마치 천국을 묘사한 듯하였다. 이러한 예술과 더불어 생활하는 길거리의 시민들은 매일 감탄하며 살 것 같았다. 카르무 성당 근처에는 바로 렐루 서점이 위치한다. 포르투에서 가장 핫플레이스 중 하나인 이곳은 조앤 롤링이 해리포터를 집필하는데 영감을 받았다고 하여 유명한 서점이다. 시간대별로 미리 예약을 해야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으로 우리는 2시 입장을 미리 예약했다. 내부에 들어가니 사람이 정말 많아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하이라이트는 가운데 구불구불한 나무 계단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다들 기다리고 있다. 책을 구매하면 할인해준다고 하여 어린왕자 한 권을 구매하였다. 

 

카르무 성당
아줄레주로 꾸며진 외관
렐루 서점
구매한 어린 왕자

 

알마스 성당, 상 벤투 기차역

포르투 구도심에는 아줄레주로 꾸며진 건축이 정말 많다. 외관과 내벽을 푸른빛으로 물들인 곳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알마스 성당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 18세기 초에 지어진 이 성당은 '영혼의 예배당' 이라는 뜻으로 외관 대부분이 성 카타리나와 성 프란시스코의 모습을 묘사한 큰 규모의 아줄레주로 덮여 있다. 건물 외관이 거의 다 푸른 빛으로 빛나고 있어 신비로움과 영롱함을 느끼게 한다. 별다른 제지없이 들어갈 수 있는 내부 공간은 작고 소박하지만 푸른 빛깔의 외관은 아줄레주의 절정을 보여주는 듯하였다. 이곳을 배경으로 꼭 사진 한장 정도는 남기기를 추천한다. 

 

알마스 성당
아줄레주 외벽
알마스 성당 내부

 

알마스 성당에서 메인 골목을 따라 내려오면 쇼핑할 곳과 먹을 곳이 많다. 가벼운 디저트가 땡겼던 우리는 또한번 에그타르트를 맛보기 위해 Fábrica da Nata 란 곳을 찾았다. 즉석에서 만들어진 따뜻하고 부드러운 식감은 리스본에서 못지 않게 이곳에서도 정말 맛있었다. 에그타르트 2개와 커피와 맥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고 7.5유로의 비용이 들었다. 포르투의 아줄레주의 물결은 심지어 기차역까지 이어진다. 19세기에 만들어진 상 벤투 기차역에는 메인 연결 복도에 정교한 아줄레주 타일로 장식되어 있어 또한번 감탄을 자아낸다. 기차를 타고 내리며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시민 사이로 아줄레주 벽화를 감상하며 서있는 관광객들이 혼재되어 이곳이 기차역인지 미술관인지 헷갈리게 하는 곳이다. 

 

Fábrica da Nata
상 벤투 기차역

 

비갠 하늘과 빛나는 동 루이스 다리

포르투 구도심 구경을 신나게 하고나니 어느덧 해질 무렵이 다되었고 구름도 가시고 있었다. 저멀리 도루강을 따라서 구름들이 퍼져 없어지고 서쪽 하늘에서 햇빛이 반갑게 비추고 있었다. 동 루이스 다리는 2층 구조로 되어있는데 1층은 차량과 보행자가 다니고 2층은 전철과 보행자가 다니는 구조이다. 2층이 워낙 높은 곳에 있어 같은 다리라고 부르기가 민망하지만 도루강을 경계로 포르투의 남북을 연결하는 중요한 교통망이다. 동 루이스 다리 2층을 지나며 맑게 개고 있는 포르투 하늘을 보며 걸었고 숙소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다시 나갔다. 동 루이스 다리 2층 남쪽에 위치한 모루 정원은 일몰을 감상하는 로맨틱한 장소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지상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다. 어제와 다르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밖에 나와 해질녁 분위기에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멀리 대서양으로 해가 숨어들어가는 것이 보이는 것만 같았던 이곳은 정말 인생 최고의 일몰 맛집이었다. 

 

동 루이스 다리 2층
숙소 앞 도루 강변에서
모루 공원

 

모루 정원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세하 두 필라르 수도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 전망대 또한 매우 훌륭하다. 1500년대 이 높은 언덕 위에 지어진 수도원은 이곳의 품격을 자랑하는 듯하였고 전망대에서는 동 루이스 다리가 바로 보이는 뷰가 일품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차츰 어둠은 강렬해지고 조명은 더욱 빛나는 풍경이 펼쳐졌다. 저멀리 빛나는 동 루이스 다리를 가장 멋지게 볼 수 있는 명소는 바로 이곳이라고 생각되었다. 마냥 비내리는 포르투만 함께 할 줄 알다가 눈 깜짝할 사이 구름이 걷힌 포르투는 우리에게 벼랑 끝에서 올라온 행복처럼 최고의 순간을 선사해주었다. 저녁 식사는 숙소 옆의 Tempêro D'Maria 란 식당에서 먹었는데 해산물 밥과 먹물 파스타를 먹었고 정말 기막힌 맛이었다. 리스본에서 먹었던 해산물 밥보다 훨씬 맛있었고 서비스도 좋았다. 포르투에서 우리나라 서해안의 맛을 제대로 느낀 듯 하였다. 

 

세하 두 필라르 수도원
세하 두 필라르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 루이스 다리
Tempêro D'Maria
먹물파스타, 해산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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