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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타이베이 3박4일(2/9~2/12) 여행 #2. 예스진지 버스투어로 부지런 했던 하루

by Jped 2024.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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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했던 시먼딩에서 맞이한 아침 

타이베이에서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오늘은 예스진지(예류-스펀-진과스-지우펀) 버스투어를 가는 날이다. 9시20분에 시먼딩역에서 미팅 후 출발하는 일정이라 아침은 시먼딩역에서 간단히 해결하기로 하였다. 시먼딩(Ximen)은 타이베이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로 먹거리와 쇼핑할 곳이 많아 타이베이의 명동이라 불린다. 아침이라 그런지 한산했고 유명하다는 아종면선의 곱창국수를 먹기로 하였다. 컵라면처럼 종이 용기에 부어 주어 골목에서 먹는 방식인데, 1인당 2000~3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저렴하고 따뜻하게 먹기 좋았다. 곱창국수를 먹고 근처에 행복당(싱푸탕)이라는 곳에서 흑당버블티를 먹었는데 흑설탕 맛이 달고 강해서 싫어할 수 없는 맛이었다. 

 

곱창국수
흑당버블티
행복당

 

예류진지 버스투어는 2인 35,820원의 가격으로 KKday를 통해 미리 예약했다. 버스투어가 워낙 고생한다는 후기가 많아 택시투어와 고민했는데, 택시투어는 가격이 비싸고 더구나 설연휴라 20만원 이상의 가격이라 포기했다. 우리의 버스투어는 지질공원으로 유명한 예류, 풍등 날리기로 유명한 스펀, 금광이 있던 진과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으로 알려진 지우펀을 가는 일정이었다. 추가로 예류지질공원 입장료(120 TWD), 풍등날리기(200 or 250 TWD), 광부도시락(180 TWD), 닭날개볶음밥(70 TWD), 흑당버블티(65 TWD) 등 식비를 포함한 여러 비용은 포함이 안된 가격으로 현금으로 투어 중 드려야 하는데 중간에 출금할 장소를 안내해주신다. 진과스, 지우펀으로 들어갈 때는 워낙 복잡하여 시내버스를 타야하는데 이때는 개인 비용이 필요하며 우리는 이지티켓으로 결제하였다. 

 

시먼딩 거리
투어 미팅하러 모인 시먼딩역 5번 출구
투어 버스 탑승!

 

투어의 첫 일정! 예류 지질공원 

시먼딩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정도 지나니 창밖으로 푸른 바다가 펼쳐졌고 햇살이 밝았다. 타이베이의 도심과 달리 대만 북부의 해안가들은 자연 그대로의 경관을 보존하고 있었다. 버스에서는 쉴틈없이 가이드님이 대만의 역사, 환경, 문화에 대해 설명을 해주셔서 매우 유익했다. 한국분은 아니었고 한국말을 아주 잘하는 대만분이 었는데, 착한투어의 이대성 가이드님이라고 친절하고 꼼꼼하게 일정 체크해주셔서 아직도 기억이 난다. 도착한 예류 지질공원은 해수의 침식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다양한 암석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특이한 모양의 암석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류 지질공원

 

자연적인 침식과 풍화 작용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기암괴석들은 세계 지질학적으로도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여왕머리 바위인데, 여왕의 목이 침식작용으로 계속 가늘어져 수명이 얼마 안남았다고 한다. 여왕머리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30분이 넘게 기다렸다. 아래 사진에서 오른편을 바라보고 있는 여왕의 옆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킹콩이 뒤를 바라보는 킹콩바위도 유명하고 곳곳에 다양한 기암괴석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지질공원을 따라 펼쳐진 바다도 푸르고 맑고 서늘한 날씨에 구경하기가 좋았다.

 

여왕머리 바위
킹콩바위
킹콩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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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등을 날리며 소원을 비는곳! 스펀 

오전에 예류 지질공원을 관람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하여 스펀에 도착하였다. 스펀은 철로가 있는 마을인데, 그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영화와 꽃보다 할배에서 하늘로 풍등을 날린 것으로 유명하다. 풍등은 천등이라고도 하며, 과거 산악지대에 일하시던 분들이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에게 생사 여부를 알리던 수단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스펀역 옆의 철로에서 풍등을 날리는 것이 유명하다. 스펀역까지 가는 거리는 사람으로 가득차고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점심으로 닭날개 볶음밥을 일괄 구매하여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고 추천한다. 닭날개 안에 밥이 들어있는데, 식감이 훌륭하고 양념도 잘 베어있어 한국인 입맛에 딱 맞다.  

 

스펀역 가는길
길거리에서 먹은 소시지
닭날개 볶음밥

 

드디어 대만 여행의 필수코스 풍등 날리기를 할 순간이 되었다. 사각형의 4면에 소원을 쓸 수 있는데 단일 색상의 풍등은 200 TWD, 면마다 색상이 다른 풍등은 250 TWD 를 받는다. 먹물을 뭍힌 붓으로 색이 다른 4면에 글씨를 쓰는데, 너무 먹물을 많이 뭍히면 글씨가 흘러내리고 또 옷에 뭍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소원을 1개만 생각했는데 막상 4가지나 쓰려고 하니 생각이 쉽게 나지 않았다.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건강하게 해주세요 등 소원 문구는 다들 거의 같았고 막상 이런 미풍양속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데도 소원을 빈다고 하니 온갖 욕심이 다 튀어나왔다. 

 

풍등에 소원 적기
하늘로 날아가는 풍등
스펀역 기차

 

기차가 다니는 철로에서 풍등에 불을 붙여 날렸고 다니는 기차는 마치 진해 군항제에서 본 간이역 기차처럼 정감이 갔다. 닭날개 볶음밥을 맛있게 먹고 풍등에 소원을 적어 날린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구경하였다. 스펀역을 따라 걸으면 스펀흔들다리가 있는데 경관이 아름답고 운치가 있었다. 조금더 가면 스펀폭포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둘러보지 못해 아쉬웠다. 

 

스펀흔들다리

 

광부도시락을 맛볼 수 있는 황금도시! 진과스 

예류, 스펀을 둘러보고 이제는 진과스로 향했다. 진과스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이쪽 지역은 산길을 따라 도로가 구불구불하고 좁아서 우리가 타고온 투어버스가 아닌 시내버스로 갈아타야 했다. 시내버스를 타는 것도 오래 서서 기다려야 하고 설날 연휴라 사람이 몰려 언제올지 몰라 불편했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이나 고생하며 여행하는 것을 싫어한다면 버스투어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진과스는 황금도시로 유명한데, 과거 금광이 발견되어 2차 세계대전을 준비하던 일본이 개발하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금이 고갈되어 폐쇄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만 정부가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살려 관광지로 개발한 것이라 한다. 

 

진과스 풍경

 

진과스는 그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 놓은 황금박물관이 있는데, 이곳에는 무게가 무려 220kg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금괴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방문한 날은 아쉽게도 설 연휴로 휴관하였다. 고즈넉한 진과스 풍경을 둘러보고 금광정식당이란 곳에서 광부도시락을 먹었다. 돼지갈비덮밥 도시락인데 맛이 괜찮았고 여유롭게 풍경을 감상하며 끼니를 해결할 수 있었다. 

 

광부도시락
금광정식당

 

홍등빛으로 가득하게 아름다운 지우펀!

예스진지 버스투어 대망의 마지막 코스인 지우펀으로 향했다. 스펀에서 풍등 날리기와 함께 대만 여행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지우펀이 아닌가 싶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온 길의 모티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밤에 홍등빛이 밝혀진 풍경이 아름다워 꼭 가보고 싶었다. 꾸역꾸역 시내버스를 힘겹게 타고 좁은 길을 달려 저녁이 다되어서야 지우펀에 도착했다. 그 명성에 맞게 사람들이 걷기가 힘들 정도로 정말 많았다. 왜 지옥펀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골목마다 음식점과 상점 등 구경거리가 끊이질 않았고, 연달아 이어진 홍등빛의 풍경은 이색적이고 아름다웠다. 

 

지우펀 거리 풍경

 

우리는 지우펀에서 마실 찻집을 KKday 를 통해 미리 예약하였는데, 해열루 경관차방이라는 곳이었다. 5시 타임으로 2인 38,268원으로 예약하였는데 일정이 지연되어 5시반 가까이 되어서야 도착했다. 그러나 입장권 QR을 보여드리니 바로 입장이 가능하였고 창가를 따라 전망좋은 자리가 예약되어 있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발디딜 틈 조차 없던 지우펀에서 편하게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것은 정말 행운이었고, 지우펀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꼭 미리 예약하기를 추천한다. 

 

해열루 경관차방, 차와 다과 세트

 

동방미인차라는 차와 다과를 제공해주었는데, 차를 직접 우려내어 마시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다. 테이블마다 작은 화로가 있어 큰 주전자에 물을 대필 수 있고 찻잎을 우려내어 먹는 방법을 알려준다. 뜨거운 물로 한번 찻잎을 덜어 씻어내고 두번째 물로 우려내어 마신다. 뜨거우니 조심해야 한다. 땅콩이랑 다과 등을 제공해주고 기념 카드도 받았다. 무엇보다 사진이 너무 잘나오는 곳이라 추천하는 스팟이다. 해고 지고나니 더욱 아름답고 예쁜 곳이었다. 기품있게 차를 한잔 하고 다시 약속 장소로 모였고, 가는 길에 센과 치히로 캐릭터인 가오나시 굿즈를 여러개 샀다. 

 

 

베이징덕을 먹으러 간 Xiang duck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으로 이어지는 예스진지 버스투어를 마치고 시먼딩역에 도착하니 7시반 정도가 되었다. 짧은 시간에 여러곳을 효율적으로 경험하려다 보니 여러모로 피곤한 일정이었다. 우리는 한국에서 어렵게 예약한 Xiang duck 이란 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시저파크 호텔 반차오 숙소 바로 앞에 위치한 베이징덕 음식점인데, 한국에서 어렵게 예약하였다. 웬만한 호텔이나 유명한 식당들은 1달전부터 예약이 꽉찼고, 메일을 보내보아도 대만의 명절이라 힘들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운좋게 구글에서 예약 웨이팅을 걸었는데, 대기하다가 자리가 났고 8시반으로 예약하였다. 

 

Xiang duck 에서 먹은 음식들

 

한국 사람은 거의 못봤고 대부분 가족 단위의 대만 현지인들이었다. 메뉴가 정말 다양하여 고르는데 애를 먹었고, 북경오리를 필두로 여러 음식을 시켰다. 한 마리는 둘이서 먹기에는 많다고 하여 북경오리 반마리를 시켰다. 테이블 앞에서 즉석으로 구운 오리를 슬라이스로 잘라주어 인상깊었고, 껍질도 따로 분리해주어 먹기 좋았다. 전반적으로 입맛에 잘 맞았고 음료 2잔까지 해서 총 1749 TWD (한화 약 7만3천원)이 나왔다. 한국 물가 기준으로는 비싸지 않게 만찬을 즐겼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정말 배부르게 먹은 저녁이었다. 

 

북경오리를 직접 썰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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