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fe📝

이탈리아 13박15일 여행(9/20~10/4) 후기 및 비용 총정리, #11. 푸른 동굴을 보러 간 카프리

by Jped 2023. 10. 30.
728x90

SITA버스를 타고 소렌토로 향하다

10/1(일) 아침이 밝았다. 로맨틱 허니문 같던 포지타노의 일정을 뒤로 한채 SITA버스를 타기 위해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다. 전날 구매한 과일과 커피로 끼니를 간단히 챙기고 숙소를 나섰다. 스폰다 정류장에서 소렌토로 향하는 7AM 첫차를 탔는데 기다리던 정류장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참 다행이었다. 악명높은 SITA 버스를 무사히 타고 버스 한켠에 짐도 안전하게 보관하였다. 그러나 몇 정거장 지나지 않아 좌석은 가득찼고 짐 보관할 공간도 부족할 정도였다. 첫차에도 이정도인데 대낮에는 어떨지 아찔했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탈리아 남부 SITA 버스를 타려면 첫차를 타고 대낮에는 페리를 타길 추천한다. 

 

숙소에서 간단한 아침
Sponda 정류소
어제와 달리 텅빈 정류소
SITA 버스

 

아찔하고 굽이진 아말피 해안도로를 따라 7:50AM경 소렌토에 도착하였다. 소렌토의 아침은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역 정류장에 내린 우리는 선착장을 향해 캐리어를 끌고 걸었다. 버스를 탈 까도 고민했지만 가는 길이 내리막이고 걸어서 20분 정도의 거리라 서둘러서 걷기로 하였다. 역에서 얼마가지 않아 소렌토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타소 광장이 보였고 그 중심에는 소렌토의 수호성인 성 안토니오 아바테의 동상이 우뚝 서있었다. Via Luigi de Maio라는 길을 마주했는데, 절벽 사이로 보이는 경사가 역대급이었고 캐리어를 들고 힘들게 지나간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성 안토니오 아바테의 동상
Via Luigi de Maio

 

아찔했던 Via Luigi de Maio 거리를 지나 바운스 어플로 미리 예약한 짐 보관소 호텔 일 파루에 도착했다. 캐리어 1개당 6.65유로의 가격에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소렌토항에서 9:55AM 출발하는 카프리행 페리를 예약했는데, 혹시나 포지타노에서 첫 SITA 버스를 놓칠 것을 대비한 것이었다. 티켓오피스를 방문하여 예약한 바우처를 보여주고 앞 시간의 페리로 티켓을 변경하였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소렌토-카프리 왕복 페리 티켓 가격은 44.5 유로이다. 

 

호텔 일 파루
카프리행 Ticket office
카프리행 선착장
멀어지는 소렌토

 

코발트 블루빛 바다가 펼쳐진 카프리 

카프리행 페리는 규모가 큰 편이었고 일요일 아침부터 카프리를 방문하기 위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붐볐다. 당일 치기로 그것도 사람이 붐비는 일요일인 만큼 부지런히 투어를 시작해야 했다. 카프리는 2개의 마을 카프리(Capri)와 아나카프리(Anacapri)로 이루어졌는데, 하루에 보통 2곳 중 1곳만 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모두 보려고 욕심을 부렸기 때문이다. 마리나그란데 항구에서 아나카프리로 이동하여 푸른 동굴과 몬테솔라로 전망대를 다녀오고, 카프리로 이동하여 중심가와 아우구스토 정원을 관람하는 일정이었다.  

 

도착한 카프리, 마리나그란데 항구
버스티켓 매표소, 마리나그란데 항 선착장에 내려 바로 오른편이다
카프리 버스터미널 대기줄
카프리 버스 시간표

 

선착장에 내린 후 오른편의 버스 매표소로 바로 향했고 왕복 티켓을 1인당 4.8유로의 가격에 구매하였다. 매표소 바로 옆의 터미널은 벌써부터 줄을 서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워낙 인파가 몰려 동행이 있다면 한사람이 티켓을 살 동안 다른 사람은 먼저 줄을 서는 것을 추천한다. 터미널 앞에는 오픈카 택시들이 줄지어 있는데, 웨이팅하여 비좁게 버스를 타는 것이 힘들다면 고려해 볼 만하며 편도 20~30유로 가격이다. 마리나그란데 항구에서 버스를 탄 우리는 아나카프리의 비토리아 광장(Piazza Vittoria)에 도착했다. 푸른 동굴로 가기 위해 비토리아 광장에서 5분정도 걸어 Piazza Della Pace에 도착하였고, 1인 2.4유로에 티켓을 구매하여 푸른 동굴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하였다.  

 

카프리 오픈카 택시
비토리아 광장에서 Piazza Della Pace 가는길
Piazza Della Pace, 푸른 동굴 행 티켓을 사고 탑승하는 곳
푸른 동굴 행 버스티켓

 

728x90

 

긴 기다림 끝에 마주한 푸른 동굴 

Piazza Della Pace에서 출발한 버스는 푸른 동굴 입구로 우리를 잘 데려다 주었다. 나름 포지타노에서 첫차를 타고 카프리에 일찍 도착해 서둘렀다고 생각했는데, 마주한 푸른 동굴의 웨이팅은 길었고 그 웨이팅이 없어질 기미가 없다는 것이 더욱 가관이었다. 푸른 동굴에 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우리처럼 버스를 타는 방법이고 둘째는 마리나그란데 항에서 모터보트를 타고 오는 것이다. 동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4인 정도가 탈 수 있는 소형의 노젓는 배를 이용하는데, 모터보트를 타고 온 사람들이 바다 위에서 갈아타기 위해 대기하는 인원이 상당하다. 푸른 동굴의 좁은 입구에 언제쯤 들어갈 수 있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학수고대하였고 우리는 2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푸른 동굴 웨이팅
푸른 동굴 입장을 기다리는 배들
푸른 동굴 티켓

 

기다리던 배에 탑승하였고 티켓 결제는 선상에서 이루어졌다. 1인당 14유로의 현금 결제만 가능하고 팁이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막상 타보니 카드 결제도 가능하였고 가격은 1인당 11유로였다. 팁도 요구하지 않았고 우리도 애써 주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비용이 덜 나와 지독한 웨이팅의 시간이 조금은 보상받는 듯 했다. 푸른 동굴은 길이 60m의 작은 동굴로 햇빛이 수중 공동을 통해 바닷물을 지나면서 푸른색이 반사되어 동굴 안을 비춰준다. 입구 너비는 불과 2m 밖에 안되고 심지어 만조에는 1m이기에, 3~10월의 간조 시기와 바다가 잠잠할 때만 안전이 보장되어 입장이 까다롭다고 한다. 어찌됐든 카프리에 와서 푸른 동굴에 들어온 것만으로 만족하였다. 

 

비좁은 푸른 동굴의 입구, 뱃사공이 쇠줄을 당겨 입장한다
푸른 동굴의 내부
좁은 입구를 통해 비치는 푸른 빛이 아름답다
플래쉬 터트리고 한컷

 

아찔한 리프트를 타고 도착한 몬테솔라로 전망대

생각보다 좁았던 푸른 동굴은 구경하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후 우리는 버스를 다시 타고 Piazza Della Pace로 돌아왔으며 상점과 식당이 즐비한 비토리아 광장으로 향했다. 구글 평점 4.7의 후기가 나쁘지 않은 Sciue' Sciue' 라는 식당을 찾았다. 시그니처 메뉴 같았던 리코타 치즈가 들어간 별모양 피자, 냄비에 나오는 파스타, 뽈뻬때(Polpette)를 시켰고 너무나 배부르게 먹었다. 뽈뻬때는 베네치아 길거리에서 먹었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고 겉바속촉이었다. 음식을 3개나 시킨 것이 신기한지 우리의 식성을 보고는 주위의 관광객들이 놀란 듯이 쳐다보았다. 

 

Sciue' Sciue'
뽈뻬때(Polpette)
리코타 치즈가 들어간 별모양 피자, 파스타

 

배부르게 점심을 먹은뒤 우리는 몬테솔라로 전망대에 오르기로 하였다. 이후에 카프리도 가야하기에 서둘러야 했다. 리프트카 탑승장은 비토리아 광장 한복판에 위치했고 왕복 14유로의 가격이다. 리프트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기까지 보이는 카프리의 전경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특이하게 한명씩만 탈 수 있고 작아서 아찔하고 불안하기도 하였다. 마주오는 리프트카에 각국의 다양한 연령이 사람들이 안전바를 움켜쥐고 해맑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몬테솔라로 리프트 탑승장
몬테솔라로 전망대 리프트카

 

도착한 몬테솔라로 전망대는 카프리의 전경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케이블카를 따라 한참을 올라온 이곳은 꽤나 높았고 사방으로 코발트 블루빛 바다가 펼쳐졌다. 날씨가 너무 좋아 햇빛이 여과없이 비추어 눈이 부셨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들린 식당에서는 레몬 슬러시를 2잔 주문하였는데 9.6유로를 지불하였고 너무 셔서 먹기가 힘들었다. 웬만하면 먹지 않는 것을 권하지만 맛보고 싶다면 1잔만 주문할 것을 추천한다. 생각보다 전망대가 넓어 여유롭게 산책하며 카프리를 만끽하였다. 

 

몬테솔라로 전망대
레몬 슬러시

 

아나카프리에서 카프리로 

몬테솔라로 전망대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비토리아 광장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아나카프리에서 카프리로 이동할 때이다. 정류장에는 마리나그란데 항구와 카프리로 향하는 2줄의 대기줄이 있었다. 해가 중천에서 어느정도 내려왔고 저녁이 되기 전에 서둘러 카프리 투어를 마쳐야 했다. 30분 정도의 웨이팅 후에 버스에 탑승하였고 카프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토리아 광장 터미널 대기줄
비토리아 광장
카프리 터미널

 

도착한 카프리는 아나카프리와 또 달랐다. 섬의 중심가답게 상점과 사람이 많았고 쇼핑거리에는 프라다,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명품매장이 즐비했다. 이 작은 외딴 섬에 명품 매장이 이렇게 많다니, 카프리섬을 찾는 관광객들이 얼마나 많고 그들의 소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쾌적한 호텔과 리조트도 많이 보였고 여유가 있다면 하루 묵고 가고 싶었다. 부자의 휴양지라 알려진 이유를 알수 있었다. 

 

카프리 거리 풍경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러운 카프리 거리 곳곳을 구경하며 아우구스토 정원에 도착하였다. 1인 1.5유로의 비용을 지불하고 입장하였고 물감을 풀어놓은 듯 선명한 색감의 꽃으로 가득한 정원이 반겨주었다. 눈에 보이는 전망은 몬테솔라로 전망대에서의 것과 큰 차이는 없지만, 도보로 접근이 가능하고 값이 싸며 케이블카를 탈 수 없는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을 듯 하였다. 푸른 빛 카프리 바다에 해가 저물어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카프리 투어를 마쳤다. 

 

아우구스토 정원
코발트블루 바다를 배경으로 한컷

 

카프리에서 소렌토, 소렌토에서 폼페이

아우구스토 정원을 끝으로 카프리 투어를 마치기로 하였다. 카프리에서 마리나그란데 항구까지는 푸니콜라레(Funicolare)라는 언덕전차가 있어 이동이 간편했다. 1인당 2.4유로의 가격이었고 5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금방 항구에 도착하였다. 항구에는 나폴리, 소렌토, 포지타노 등 남부의 여러 도시로 향하는 다양한 페리가 많아 좀 헤맸지만 무사히 소렌토행 페리를 탔다. 포지타노에서부터 시작한 오늘의 카프리 일정이 너무나 험난했기에 바로 눈이 감겼고, 소렌토항에 도착하니 금새 밤이 되었다. 아침에 경험한 Via Luigi de Maio의 험난한 계단을 캐리어를 끌고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하였기에 역까지 버스를 타기로 하였다. 

 

푸니콜라레
소렌토항
소렌토역으로 가는 버스

 

소렌토에서 폼페이까지는 사철이라는 낡은 전철을 타고 이동해야했는데, 우리는 소렌토에서 8시50분경 출발하는 사철을 타기로 하였다. 티켓은 매표소에서 직접 구매해야했는데, 대기줄이 너무나 길었고 직원의 일처리 속도도 느렸으며 새치기 하는 사람도 있어 눈쌀이 찌푸려졌다. 여유있게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슬아슬하게 티켓을 구매하였고, 구매한 티켓이 인식도 잘 되지 않아 힘들었다. 나폴리행 사철을 타고 폼페이로 향했고, 이딸로와 트랜이탈리아의 고급스런 기차에 익숙하던 우리는 당황스러웠다. 창문이 뚫려있고 시설이 낡아 80~90년대 무궁화 기차를 보는 듯 하였다. 나폴리 밤의 치안이 안좋다고 익히 들어 긴장했는데, 이번 여행 중 가장 음침했던 순간 중에 하나이다. 

 

소렌토역 티켓 대기줄
나폴리행 사철
폼페이역

 

도착한 폼페이 스카비역은 정말 쥐 한마리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다. 폼페이에는 역이 2곳이 있는데, 사철이 다니는 폼페이 스카비역과 메인 기차역이라 할 수 있는 폼페이역이다. 역에서 숙소로 가는 길은 고요했다. 폼페이 유적지 근처라 그런지 길과 풍경이 산뜻하게 정돈된 느낌을 받았다. 점심을 너무 배불리 먹은 우리는 근처 마트에 들려 간단히 컵라면을 사먹기로 하였다. 한국식 라면을 포함하여 야끼소바, 돈코츠라멘을 샀는데 나름 맛있게 먹었다. 긴 여정 끝에 도착한 폼페이 숙소는 아고다로 6만7천원에 예약한 B&B Enjoy Pompei 란 곳이었고 보통의 한국 모텔 수준으로 나쁘지 않았다.  

 

폼페이 숙소 가는 길
B&B Enjoy Pompei
마트에서 구매한 컵라면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