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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이탈리아 13박15일 여행(9/20~10/4) 후기 및 비용 총정리, #12. 화산 도시 폼페이와 나폴리 3대 피자

by Jped 2023.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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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날의 폼페이 투어 

10/2(화) 이탈리아에서 예정된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추후 오버부킹으로 하루 더 있게 되었다). 묵었던 숙소에서 조식 쿠폰을 주어 폼페이 가는 길 근처 카페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울 수 있었다. Coffee House란 곳이었고 1인당 빵과 커피 하나씩 시킬 수 있었다. 이탈리아식 크로와상 코르네토, 카푸치노,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켰는데 다행히 얼음을 띄워준 에스프레소가 아닌 우리가 아는 아이스아메리카노가 나왔다. 관광지는 다르구나 싶었다. 날씨는 오늘도 역시나 구름 한점 없이 화창하였고 이제는 햇빛이 지겨울 정도였다. 입장료는 1인당 16유로이고, 한국어 오디오가이드가 없어 투어라이브에서 2만원을 결제하였다. 

 

조식으로 먹은 코르네토와 카푸치노, 아이스아메리카노
폼페이 입장권과 팜플렛
투어라이브

 

서기 79년 8월, 귀족들의 휴양지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한순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찬란했던 도시 문명이 화산재 아래 묻혀버렸고 1748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인 발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둘러볼 곳이 워낙 넓고 모르고 지나치면 아쉬울 곳이 너무나 많기에 투어라이브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제공한 팜플렛 지도에 나타난 구역을 모두 설명해주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워낙 넓기에 어쩔 수가 없다. 

 

대극장 대기장소였던 회랑
대극장

 

입장 후 정면을 따라 쭉 걸어오면 폼페이 대극장과 회랑을 마주할 수 있다. 최대 5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가 상당한 대극장이고, 대극장 정면에는 관중이 공연을 기다리던 넓은 회랑이 있다. 대극장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골목 구석구석 그 시절의 다양한 상점과 식당, 휴게시설 등이 펼쳐진다. 좁은 인도를 사이로 푹 파이고 평탄하지 않은 도로가 특징인데, 이곳은 마차가 다니고 인분이 포함된 더러운 오염수가 흘러가도록 한 것이라 한다. 

 

마차가 다니던 도로
주피터 신전
포룸에서, 저멀리 베수비오 화산이 보인다

 

마차가 다니던 도로를 따라 오르면 폼페이의 중심부인 포룸(Forum)에 도착한다. 이곳은 주피터 신전, 시장, 목욕탕 등의 공공 건축물로 둘러싸여 있다. 멀리 뒤로는 비극의 원흉이던 베수비오 화산이 보인다. 폼페이 여러 스팟 중에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홍등가이다. 워낙 마을이 넓어 대부분 대기 없이 구경하지만 이곳은 대기줄이 상당하다. 내부의 각 방에는 침실이 위치하고 방마다 성행위를 묘사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폼페이 곳곳을 구경하다 보면 사람들의 시신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실제 사람의 화석이 아니고 순식간에 굳어진 사람들의 흔적으로 본을 뜬 석고상이다. 고개를 돌리고 웅크린 자세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홍등가 내부
홍등가 입구
죽어가는 임산부의 석고상

 

폼페이에서 나폴리로

드넓은 폼페이 투어를 마치고 나폴리로 향했다. 나폴리 공항에서 7:35PM 출국하는 일정이었기에, 폼페이를 여유있게 보고 바로 나폴리 공항으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할까 생각도 했지만 시간이 남아 나폴리도 둘러보기로 하였다. 어제 사철을 타고 온 폼페이 스카비역이 아닌, 트랜이탈리아를 탈 수 있는 폼페이역으로 걸었다. 숙소에 보관했던 캐리어를 찾고 20분 정도 걸었고 길이 평탄하여 그리 힘들지 않았다. 어제의 사철역과 다르게 규모도 크고 사람들도 꽤 붐볐다. 구매한 트랜이탈리아 티켓을 개찰구에 인식하는 방법이 특이했는데, 삽입 후 오른쪽으로 긁어야해서 한참 애를 먹었다. 

 

트랜이탈리아 티켓, 삽입 후 오른쪽으로 긁어야 인식된다
폼페이역
멀리 보이는 산타 루치아 항

 

기차는 ITX와 비슷한 시설을 갖췄고 따로 지정된 좌석은 아니었다. 좌석이 여유로와 한쪽에 캐리어를 놓고 앉아서 여유롭게 경치를 보며 갈수 있었다. 나폴리 해안을 따라 달린지 20~30분이 지나고 창문 멀리 산타루치아 항구가 보였다. 세계 3대 미항이라고 불릴 정도로 운치가 대단한데, 나폴리역과는 거리가 있어 기차에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였다. 도착한 나폴리역과 광장의 풍경은 확실히 이전의 도시와는 달랐다. 상점과 거리가 정돈되지 않은 느낌을 받았고 치안이 안좋다는 얘기를 워낙 들어 신경이 곤두섰다. 우리는 바운스 어플을 통해 개당 6.65유로에 예약한 어느 상점에 캐리어를 맡기고 얼른 피자를 먹고 오기로 하였다. 도시 곳곳에는 나폴리의 축구 영웅 마라도나의 흔적이 보였고 올해 우승을 기념하는 사진에서 김민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폴리 광장
나폴리 거리
마라도나의 흔적
김민재와 나폴리 우승 멤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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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3대 피자를 맛보다

사람들의 행색이나 도시의 풍경은 상당히 을씨년스러웠다. 여행가이드북에서도 나폴리 치안과 소매치기에 대한 얘기가 워낙 많아 각별히 주의하며 다녔다. 저녁 비행기도 타야하고 나폴리 관광지에 대한 특별한 욕심도 없어 유명하다는 나폴리 3대 피자 맛집을 가기로 했다. 1870년대부터 시작되어 오랜 전통을 가진 L'Antica Pizzeria da Michele 란 곳이었다. 식당 곳곳에는 마라도나를 비롯한 유명인의 사진, da Michele의 가족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식당에서 먹는 사람은 번호표를 나눠주고 테이크아웃은 줄을 섰는데, 우리는 번호표를 받아 대기줄을 섰다. 1시간 가까이 웨이팅을 하였는데, 알고 보니 4PM 까지 브레이크타임이었고 번호표를 부르기 시작하자 금방 입장할 수 있었다. 매장 안에는 공간이 상당히 넓어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었다. 

L'Antica Pizzeria da Michele
식당 내부, 좌석이 상당히 많다
MARITA, COSACCA 1판씩 주문하였다
메뉴판

 

메뉴는 정말 간단하고 저렴했다. 마게리타와 마리나라 피자가 각각 한판에 5.5유로였고, 이 둘을 반반 섞은 MARITA 피자도 5.5유로였다. 또한 COSACCA 라는 피자까지 총 4종류였다. 우리는 모든 맛을 맛보기 위해 MARITA와 COSACCA 1판씩 주문했고 콜라와 함께 먹었다. 주문하고 10분도 되지 않아 따끈따끈한 화덕피자를 맛볼 수 있었다. 도우가 얇아 인당 한판씩 먹기에 과하지 않았다. 이 가게만의 특별한 맛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지만, 바로 먹는 따뜻한 피자를 전통있는 식당에서 먹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으며 우리는 빛의 속도로 흡입했다. 이후 나폴리 공항에 가기 위해 역에서 Alibus에 탑승하였고 버스기사에게 직접 5유로를 주고 티켓을 구매했다. 15분 정도가 지나 나폴리 공항에 도착하였다. 

 

알리버스 (Alibus)
나폴리 공항에 도착

 

악몽같던 터키항공 오버부킹

7:35PM 나폴리 공항에서 이스탄불로 향하는 터키항공을 탈 예정이던 우리는 5PM경 공항에 도착하였다. 나름 여유롭게 공항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이미 자리가 꽉차서 자리가 한자리 밖에 없고, 둘 중 한명은 SBY 티켓을 준다는 것이다. SBY는 비행기 이륙전에 탑승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어야 탈 수 있는 티켓이다. 이런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냉소한 표정으로 말하는 터키항공 직원의 태도에 화가 났지만, 여기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니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결국에는 탑승에 실패하였고 직원의 안내에 따르기로 했다. 

 

호텔 이 질리
호텔방
호텔 수영장

 

호텔 이 질리(Hotel I Gigli)라는 곳을 안내해주었고 금일 디너와 익일 조식, 호텔로 가는 택시비를 제공해준다고 하였다. 또한 600유로의 금액을 홈페이지에서 청구하면 보상해주겠다고 하였다. 내일도 오버부킹되면 어쩌냐고 컴플레인 하였고 그들은 확실히 보장해준다고 하였지만, 내일 또 다른 누군가가 이런 일을 겪는다 생각하니 어이가 없었다. 나폴리 공항에서 30km 정도 떨어진 호텔은 4성급이라는게 무색하게 낡았고 심지어 공사중이었다. 수영장에는 낙엽과 불순물이 떠있어 물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찌됐던 제공해준 디너와 조식을 먹어치운뒤 익일 우리는 다시 나폴리 공항으로 향했다. 

 

디너
조식

 

한국에 도착한뒤 SELSALES@THY.COM 메일을 통해 터키항공 한국점으로 연락을 취해 600유로 보상에 대한 확답을 받았고, 2주 정도 지나서 통장에 입금되었다. 호텔에서 다시 나폴리 공항으로 오는 택시비와 나폴리 공항에서 먹은 점심비는 직접 터키항공 본사 홈페이지 feedback란에 청구하라하여 바로 요청했지만, 1달 가까이 지난 지금도 묵묵부답이다. 

 

드디어 마침내 한국으로

갑작스런 상황으로 이탈리아에 하루 더 묵게 되었고 10/3(수)이 되었다. 낯선 호텔에서의 조식 메뉴는 역시나 빵과 커피였고, 제발 이 빵좀 그만 먹고 싶었다. 나폴리 중심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고 딱히 갈 곳도 없어 바로 공항으로 향했고 택시비가 무려 60유로가 나왔다. 체크인 공지가 뜨자마자 바로 가서 체크인을 하였고, 이스탄불까지의 티켓과 이스탄불에서 한국까지 가는 티켓까지 2명 총 4장을 확정 좌석으로 받았다. 이제서야 한국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다음부터는 비행기를 예약하면 반드시 온라인 체크인을 미리하기로 결심했고, 특히나 낯선 외국 항공일 경우 더욱 주의하기로 하였다. 

 

공항 2층에 위치한 Custom office, 출국 심사 마치고 바로 위치
면세점 근처의 Custom office
우편함

 

항공권을 무사히 확보하고 우리는 로마에서 구매한 샤넬 지갑 tax refund을 신청하기로 하였다. 출국 심사를 끝내고 나오자 바로 위치한 Custom office에 사람들이 줄서 있었고 우리도 따라 섰다. 몇분뒤 직원이 도착했고 샤넬 매장에서 제공해준 서류에 카드번호를 기입한 것과 여권을 보여주니 따로 내용물도 확인없이 승인해주었다. 면세점 근처에 Custom office가 또 있는데 여기는 Global Blue만 되는 듯하였고 바로 옆에 위치한 우편함에도 Global blue라 써있었다. 우리는 Planet이었고 직원한테 물으니 이 우편함에 넣어도 된다고 하여 테이프를 빌려 동봉하고 넣었다. 뭔가 아날로그 방식이라 환급이 잘될까 염려스러웠는데, 한국에 귀국하고 2주가 지나 무사히 입금되었다. 

 

나폴리 공항에서 마지막 식사

 

항공권 발급과 Tax refund를 모두 무사히 마치고 이제는 정말 한국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 점심으로 공항의 한 식당에서 햄버거와 파스타, 나물 무침을 시켜 먹었고 53유로가 나왔다. 좀 비쌌지만 공항 내에 식당이 많지 않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공항에서 먹은 식비 53유로와 택시비 60유로는 아직도 터키항공 feedback을 통해 청구 요청 중이고 한참 걸릴 것 같다. 애증의 터키항공이었지만 비행기 안의 시설이나 기내식은 나쁘지 않았다. 애초 12박14일을 계획한 이탈리아 여행이 13박15일로 한순간에 바뀌었지만, 나름 의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하며 후회는 없다. 조금이라도 젊고 건강할때 수박 겉핥기 식으로 하는 여행이 아닌, 몸소 부딪치는 여행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좁고 인파가 가득한 출국장
터키항공 기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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