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주사? 태반주사의 허와 실

노령화 사회 속에서 젊어지고 싶은 욕구, 건강하게 나이들고 싶은 욕구는 끊이질 않는 것 같다. 각종 경구 영양제와 마늘주사, 백옥주사, 태반주사와 같은 각종 주사제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약제들이 본래의 효능에 맞추어 적절한 감시 하에 잘 쓰이면 좋겠지만, 드물게 그 효과가 부풀러지고 과대 광고를 통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미국의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와 우리나라의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이러한 약제들에 대해 감시하고 있으나, 일반 의료 소비자들은 과장된 광고로 현혹되어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쉽상이다. 몇년 전 대통령이 맞았다고 입소문이 돌면서 유행한 태반주사가 한가지 사례이다. 태반(Placenta)이란, 태아와 모체의 자궁벽을 연결하여 영양을 공급하는 기관으로 각종 필수 아미노산과 활성 펩타이드, 비타민, 미네랄, 성장인자, 효소 등의 성분이 풍부한 것에 착안하여 이를 주사제로 만든 것이 태반주사이다. 사람의 태반을 직접 가져다 쓰기에 인태반주사로 불리운다. 아이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태반을 내 몸에 직접 주사한다는 것에서, 많은 이들에게 아이처럼 젊어질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간 기능 개선, 갱년기 증상의 개선에 효과

여러 병의원에서는 태반주사의 다양한 효과를 광고하며 처방하고 있다. 간 기능 개선과 갱년기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로써 국내 식약처 인증을 받았지만, 그 외에 미용과 피로 회복 등의 목적으로 마치 특효약처럼 처방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태반에 포함된 풍부한 영양소를 통해 영양을 공급하고, 포함된 성장인자로 인해 피부 재생을 돕고 탈모를 예방하고, 항염증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최근에 코로나19바이러스를 치료하는 효과가 대두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아직 충분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 무분별하게 효과를 광고하는 의료인의 잘못도 있으나, 이를 이용하는 의료 소비자들이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백옥주사로 알려진 글루타치온과 같이, 간 기능 개선효과로 승인된 의약품이 피부 미용과 활력 개선에 특효약인 것 마냥 잘못 알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비욘세가 맞았다는 백옥주사? 글루타치온(Glutathione)의 효능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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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태반주사 약제

태반주사에 대한 연구는 우리보다 앞서 50여년 전부터 일본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멜스몬(MELSMON)이 대표적이다. 태반의 융모막에서 추출한 아미노산, 핵산염기, 펩타이드 등의 성분들을 5kd 이하의 작은 분자량으로 가수분해한 것이다. 보존을 위해 벤질알코올을 추가하여 혈관으로 직접 투약이 금지되며, 주3회 2주간 복부나 팔에 피하주사를 원칙으로 한다. 안면홍조, 식은땀, 불안감, 체력저하 등의 갱년기 증상의 개선을 적응증으로 한다. 오랜 역사를 갖고 큰 부작용 없이 잘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안전성 면에서 강점이 있다. 

 

멜스몬(MELSMON)

 

우리나라에서는 녹십자웰빙에서 개발한 라이넥(Laennec)이 대표적이다. 태반의 융모막과 탯줄에서 추출한 호르몬과 사이토카인, 아미노산, 핵산염기, 펩타이드 등의 성분들로 10~100kd 의 저, 중분자량이 다양하게 섞여있다. 벤질알코올이 포함되지 않아 이론적으로는 혈관 투약이 가능하며, 1일 2~3회 피하나 근육주사를 원칙으로 한다. 만성적인 간 질환의 간 기능 개선을 적응증으로 한다. 원칙적으로는 식약처에서 멜스몬과 라이넥 모두 혈관주사는 금지하고 있다. 

 

라이넥(Laennec)

 

목적에 맞는 투여가 필요 

갱년기 증상과 간 기능을 개선하려는 원래의 허가 목적에 맞는 투여가 필요할 것이다. 태반 주사는 인체에서 유래한 물질로 발진과 두드러기 등의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게는 쇼크 반응까지 초래할 수 있다. 미용이나 피로 회복 등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효과를 누리기 위해 무리한 투여로 부작용을 초래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갱년기 증상으로 고생하는 분들은 실비보험으로 80~90%의 비용 혜택이 있어 고려해 볼만 하다. 태반주사는 증상의 개선제일 뿐 치료제가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