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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Fentanyl) 중독이 사망으로 이어지는 이유 (feat. 모르핀, 엔돌핀)

by Jped 2023.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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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마약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 관련 기사가 끊이질 않는다. 프로포폴, 필로폰, 대마 등 다양한 종류의 불법 마약이 우리 일상 곳곳에 침투한 듯하다. 이러한 불법 마약 중 최근에 화두가 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펜타닐이다. 펜타닐(Fentanyl)은 통증 조절이라는 의학적 필요에 의해 제조된 마약성 진통제이다. 1959년 벨기에의 얀센이라는 제약회사에서 처음 만들어졌고, 1980년대 특허가 풀리자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하였다. 소량으로 엄청난 진통효과가 있어 의약품으로 널리 사용되었고, 이것이 의학적 필요 이외의 목적으로 불법 남용되어 문제가 되기 시작하였다. 

 

펜타닐 (Fentanyl)

 

극소량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펜타닐

펜타닐의 효과는 매우 강력하다. 치사량이 2mg으로 이는 눈곱정도 크기의 양이다. 효과가 모르핀의 100배 정도이며 극소량으로도 효과가 강력하기에 그 부작용과 위험성이 상당하다. 우연히 길거리에서 주운 지폐에 묻은 펜타닐 몇 조각 때문에 한 미국 여성이 전신마비에 걸린 경우도 있고, 경찰관이 펜타닐로 추정되는 미상의 흰 가루를 수색하다가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 이렇듯 극소량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펜타닐은 일반 대중에게 노출되면 결코 안되며 의약품으로 사용될 경우에도 신중하게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통증이 아주 심한 말기 암환자나 외상이나 수술 후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complex regional pain syndrome)을 앓는 환자 등 특별한 케이스에 대해서만 처방하는 것이 원칙이다. 

 

펜타닐의 치사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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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에 중독되면 사망하게 되는 이유 

미국은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으로 산통을 크게 앓고 있다. 2021년 한해 미국에서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10만명이며 이중 6만명이 펜타닐로 인해 사망하였다고 한다. 특히나 사망자 대부분이 20~40대의 젊은 연령층이기에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미 동부 최대의 마약시장이 되어버린 필라델피아 켄싱턴 거리에서는 마약에 취해 좀비처럼 변한 중독자들로 즐비하며, 중독자들이 너무 많아서 경찰의 단속이나 재활이 불가능한 지경이라고 한다. 펜타닐에 취하면 왜 사망하게 되는 것일까? 펜타닐은 우리 몸의 호흡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숨을 참으면 몸에 이산화탄소가 쌓이게 되고 호흡 중추에서는 이를 감지하여 괴로움을 느끼고 우리 몸에 숨을 쉬도록 신호를 보내게 된다. 그러나 소량으로도 큰 효과를 내는 펜타닐에 중독되어 내성이 생기고 과하게 흡입하면, 이러한 호흡 중추가 망가지고 숨을 못쉬어 저산소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프로포폴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도 같은 원리이다. 

 

켄싱턴 거리의 풍경 (출처 KBS)

 

 

프로포폴(Propofol)에 중독되는 이유

최근에 한 연예인이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통해 프로포폴이 불법적으로 투약된 것은 어제

pediatrics.tistory.com

 

펜타닐 패치, 정말 조심해야

미국에서는 펜타닐이 알록달록한 알약 형태로 유통되어 그 피해가 심각하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직 알약으로 유통되지는 않지만, 펜타닐 패치로 인한 부작용과 오남용 사례가 상당하다. 2021년 경남에서는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아 단체로 불법으로 투약한 고등학생 42명이 검거된 바가 있으며, 통증 조절을 위해 펜타닐 패치를 파스처럼 여러장 몸에 붙이다가 저산소증으로 병원에 실려오는 케이스도 종종 있다. 펜타닐 패치는 보통 12 μg/hr (혹은 25 μg/hr)의 속도로 흡수된다. 1시간당 12 μg의 펜타닐이 피부를 통해 흡수되며 1개의 패치로 3일간 사용이 가능하다. 우리 몸에서 굉장히 천천히 농도가 올라가도록 설계가 되어있다. 물론 의사가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 충분한 설명을 한후 처방하겠지만,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 나 잘못된 경로로 패치를 접한 사람은 단순하게 파스라 생각하고 무분별하게 패치를 붙이다보면 사고가 날 수 있다. 

 

펜타닐 패치, fentanyl patch
펜타닐 알약, Rainbow Pill

 

펜타닐 중독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이유 (feat. 엔돌핀)

술담배를 비롯하여 모든 마약이 중독되면 빠져나오기 힘들지만, 펜타닐은 유독 힘들다. 펜타닐 투약으로 인한 행복보다는 펜타닐 의존으로 인해 펜타닐을 흡입하지 않았을 때 고통이 워낙 심하기 때문이다. 우리 뇌에서는 내인성 모르핀, 엔돌핀(Endorphin)이라는 것이 분비된다. 엔돌핀은 몸에서 생성되는 마약이며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분비되어 통증을 줄여주고 기분을 좋게 하는 작용을 한다. 격투기 선수가 경기에 집중하면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엔돌핀의 역할이다. 그러나 펜타닐에 의존하게 되면 몸에서 엔돌핀이 나오는 신호가 고장나고, 막상 아파서 엔돌핀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분비되지 않아 시시때때로 통증을 느끼며 미친듯이 아프게 된다. 펜타닐 투약을 멈추면 이러한 이유로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고 초조함과 불안, 장운동의 마비로 인한 변비 증상이 동반된다. 이렇듯 금단 증상이 워낙 심하기에 펜타닐을 끊기가 어렵다. 이러한 위험성을 바로 알고 애초에 시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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